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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변이 바이러스 막을 ‘입국제한 강화’ 실기하지 말아야

英변이 바이러스 막을 ‘입국제한 강화’ 실기하지 말아야

Posted December. 29, 2020 07:28   

Updated December. 29, 202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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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 4명 중 10대 자녀 2명을 포함해 3명이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어제 확인됐다. 앞서 8일과 13일 영국에서 들어와 확진 판정을 받은 일가족 4명과는 다른 사례다. 이들 4명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어제 국내 첫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된 일가족은 23일 영국발 항공편 입국 금지 조치가 시행되기 하루 전 입국했다. 영국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을 공식 발표한 15일 이후 영국에서 입국한 사람은 10명이 넘는다. 그동안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유럽에서 입국한 사람들까지 감안하면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국내에 퍼져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영국과 인접한 유럽과 중동뿐만 아니라 중남미와 북미까지 20여 개국이 지난 20일 일찌감치 영국과의 교통편을 차단한데 비하면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고는 하나 늑장 대응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유입은 3차 대유행을 맞아 가뜩이나 과부하 상태인 방역과 의료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70%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면 확진자 수도 지금보다 70%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하루 1000명 나오는 환자가 1700명씩 쏟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환자가 급증하면 고령자를 중심으로 사망환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도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해 요양병원에서 입원을 기다리다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을 다음달 7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하고 모든 해외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격리해제 전 진단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영국에만 빗장을 걸어 잠근다고 가공할 전파력의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영국에 머물다 다른 국가로 이동해 들어오는 경우 영국발 환승객 명단으로는 걸러내기 어렵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23개국으로 퍼진 상태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 추세를 봐가며 강화된 입국 제한 조치로 방역과 의료 인력이 적어도 3차 유행의 불길을 잡을 때까지는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