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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코로나發재앙 두, 세달안에 닥칠수도”

손정의 “코로나發재앙 두, 세달안에 닥칠수도”

Posted November. 19, 2020 07:54   

Updated November. 19, 202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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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孫正義·63·사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두세 달 안에 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 보유를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어떤 재앙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손 회장은 1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여해 “코로나19의 2차 유행으로 전 세계가 봉쇄될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으며 공격적으로 자산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만 2, 3개월 후 일을 누가 알겠느냐.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거듭 우려했다. 이어 리먼 사태를 거론하며 “한 은행의 파산이 도미노 같은 시장 붕괴를 불러왔듯 지금 같은 상황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손 회장은 “당초 400억 달러(약 44조2600억 원)의 자산을 매각하려 했는데 비상사태 등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800억 달러의 자산을 매각했다. 이 현금으로 저평가된 자산을 구입하거나 자사주를 더 사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영국 반도체설계업체 ARM의 지분 400억 달러를 미 그래픽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팔았다. 역시 매각을 진행 중인 미 통신사 T모바일 지분도 20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등 기타 보유 지분도 약 200억 달러 처분했다.

 손 회장은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중국의 동영상 공유서비스 ‘틱톡’에 서비스 중지 등 위협을 가한 것에 대해선 “슬픈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크고 강력한 것이 반드시 사악하지는 않다”며 미국 내 사용자가 1억 명이 넘는 틱톡을 규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