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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美대사 ‘짜파구리’ 먹으며 시상식 “봉준호 화이팅”

해리 美대사 ‘짜파구리’ 먹으며 시상식 “봉준호 화이팅”

Posted February. 11, 2020 08:49   

Updated February. 11, 202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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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는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니 사촌∼.”

 영화 ‘기생충’ 속 기정(박소담)이 기우(최우식)와 박 사장(이선균)네 집 초인종을 누르기 전 그들이 만든 가상의 인물인 ‘제시카’의 프로필을 외우기 위해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해 만든 노래다. 이 노래는 ‘제시카 송’, ‘제시카 징글’이라는 이름이 붙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활발하게 공유됐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박소담이 직접 제시카 송을 부르는 영상을 SNS에 공유했다. 박소담은 영상에서 “초인종 노래를 배우고 싶은 분들께 이 노래를 바친다”고 밝혔다. 네온은 제시카 송을 벨소리로 제작해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제시카 송에 등장하는 제시카, 일리노이, 시카고 등 영어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머그잔도 등장했다.

 충숙(장혜진)이 박 사장의 아들에게 주기 위해 급하게 요리하는 ‘짜파구리’도 열풍을 일으켰다.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한우를 넣은 짜파구리의 탄생 배경을 봉준호 감독이 직접 밝혔다. 봉 감독은 지난해 10월 미국 할리우드에서 열린 시사회 직후 간담회에서 “두 개의 인스턴트 누들을 섞은 것이다. 하나는 짜장이고 다른 하나는 매운 라면이다. 부자들은 보통 비싸고 건강한 음식만 먹기 때문에 이런 건 잘 안 먹지만 아이들에겐 인기가 있다. ‘애는 애’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 장면을 삽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엄마가 그 위에 부자다운 등심 토핑을 한 것이다. 그 부분은 내 창작”이라고 설명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10일 ‘기생충’이 각본상을 받은 직후 트위터에 축하 인사와 함께 “대사관 동료들과 함께 ‘짜파구리’를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 관전 파티를 즐기고 있다”며 컵라면 등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각국에서 제작한 기생충의 포스터도 화제가 됐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에서는 김상만 감독이 디자인한 기존 포스터에 ‘침입자를 찾아라’라는 문구를 넣었다.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상류기생족’이라는 제목과 함께 ‘가난이 막다른 길은 아닐 수 있다’는 카피를, 일본에서는 ‘반지하의 가족’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영국 배급사는 박 사장의 집 곳곳을 9개 화면으로 분할해 넣은 포스터를 선보였다. 이 포스터는 박 사장 집의 테이블 밑에 오스카상 트로피를 숨겨 놓아 재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재희 jetti@donga.com ·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