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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Posted April. 19, 2018 07:40   

Updated April. 19, 201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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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세기부터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건너 온 유럽 이민자들은 향유고래 잡이에 사활을 걸었다. 고급 향수의 원료(용연향)를 비롯, 마리당 만리터의 기름을 얻을 수 있었다. ‘골드 러시’ 이전 고래는 ‘바다의 황금’이었다. 허먼 멜빌(1851년)의 ‘모비딕’(일명 백경·白鯨)은 고래를 잡으려다 선원 대부분이 죽고 94일간 7200㎞를 표류한 에식스호(號)의 비극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늘 커피를 들고 거친 바다를 마주하는 소설 속 일등항해사가 스타벅이다.

 ▷1971년 포경선이 드나들던 항구도시 시애틀. 대학 동기 셋이서 커피 가게를 냈다. 상호는 스타벅에 복수를 뜻하는 ‘s’를 붙인 ‘스타벅스’. 16세기 노르웨이 목판화 속 ‘세이렌’에서 차용한 로고도 선보였다. 달콤한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하는 그리스 신화의 세이렌처럼 커피 맛으로 사람들을 홀리겠다는 뜻이 담겼다.

 ▷동네 커피숍 스타벅스가 재탄생한 건 1987년 하워드 슐츠(현 회장)이 인수하면서부터다. 그는 랜드마크만을 골라 높은 천정의 통유리 매장을 냈다. 갈색 바탕에 인어의 나체 상반신을 담은 로고는 흰색과 녹색을 대비시켜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것으로 바꿨다. 커피향을 위해 직원들은 향수를 쓸 수 없다. 벽에 거는 그림 하나까지 본사가 관리한다. 세계적 체인점으로 도약한 비결이다.

 ▷‘혁신’의 상징 스타벅스가 요즘 미국에선 구시대적 ‘인종 차별’로 지탄을 받고 있다. 고객이 흑인이란 이유만으로 직원 신고로 경찰에 연행되는가 하면 화장실 사용을 거부당한 것. 다음달 미국 내 직영매장 8000여곳을 반나절 휴업하고 전 직원(17만5000명)에게 인종차별 방지교육을 실시한다지만 보이콧 움직임은 갈수록 거세다. 한국인 고객은 이미 6년 전 ‘찢어진 눈’이 그려진 컵을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한국 내 ‘별다방’의 승승장구는 별에까지 닿을 기세다. 1999년 상륙해 커피 값 세계 1위, 인구 수 매출 1위, 단위면적 당 점포 수 1위 등 기록을 세우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