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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금강산 공연 돌연 취소에…속타는 南

北의 금강산 공연 돌연 취소에…속타는 南

Posted January. 31, 2018 09:45   

Updated January. 31, 20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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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북한의 금강산 공연 돌연 취소로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앞둔 공연장들도 애가 타고 있다. 2월 8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지만 주무 부처인 통일부가 초청 규모는 물론이고 일반 관람객들의 입장방식 등 기본 사항도 정하지 못해 공연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강릉아트센터 관계자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사전점검단이 다녀가고 일주일이 넘었는데 객석을 전부 초청석으로 할 건지, 선착순으로 관객들을 입장시킬지, 시민들은 어떻게 초대할지에 대해 정부가 아무런 언질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공연이 열리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도 처지는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공연장 측과는 상의 없이 일반 관람객을 다 초청한다고 발표해버려서 당황스러웠다. 애초부터 유료화 검토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극장 측도 이번 기회에 대국민 홍보를 한다고 생각하고 그냥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현송월 등 북측 점검단은 방남 당시 강력한 공연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 예술단 파견 관련 남북 실무접촉에 참여했던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30일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900여 석 규모의) 강릉아트센터를 우리 측에서 제의하자 현 단장이 ‘900석으로 뭘 보여줍네까’라며 언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회담이었지만 무대 규모와 관련해서는 현 단장의 목소리가 한 톤 높아지며 “남측에서 확실히 뭔가를 보여줄 만한 공간이 더 없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본보 취재 결과 첫 공연이 열리는 강릉아트센터는 현재 998석이지만 800∼850명 정도로 관람객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북측이 오케스트라 피트(무대 밑쪽에 움푹 들어간 공간)를 없애고 무대 위로 올리겠다고 밝혀 앞쪽의 70석을 빼기로 했고, 방송장비로 인한 사각지대와 유보석 등을 고려해 준비 중이다. 정 감독은 이날 “(북측에서) 오케스트라 단원 140여 명 가운데 50∼60명이 무대 앞쪽에서 춤과 노래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아트센터 측은 오케스트라가 무대를 차지하면 관객석과 지나치게 가까워져 앞줄을 모두 비우고 2번째 열부터 관람객들을 앉힐 방침이다. 아직 정부 당국자나 북측 고위급 대표단을 염두에 둔 VIP석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극장들 설명이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이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