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아프간서 ‘구급차 자폭테러’ 95명 사망

아프간서 ‘구급차 자폭테러’ 95명 사망

Posted January. 29, 2018 08:32   

Updated January. 29, 2018 08:57

中文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구급차 폭탄 테러로 1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아프간에서는 지난해 5월 카불의 외교가 테러 이후 최악의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발생한 구급차 자폭 테러로 최소 9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도 158명에 달했다.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구급차를 몰던 테러범이 잠후리아트 종합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고 경찰에 말해 첫 번째 검문소를 통과한 뒤 두 번째 검문소에서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탄이 터진 곳은 잠후리아트 병원 인근의 번화한 쇼핑가여서 민간인 피해가 컸다. 이 지역은 아프간 평화협상을 담당하는 고위평화위원회 사무실, 내무부 건물, 유럽연합(EU) 사무실, 각국 대사관과도 가까운 곳이다. 카불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한국 교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력한 폭발로 이 일대는 완전히 파괴됐다. 카불 시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검은 연기가 수십 m 높이로 치솟았을 정도. 잠후리아트 병원의 창문도 대부분 산산조각이 났다.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테러 발생 직후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자처하고 나섰다. 아프간 내무부는 탈레반 연계 무장단체인 ‘하까니 네트워크’가 이번 공격을 감행했으며, 현장에서 용의자 4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구호활동에 쓰이는 구급차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 아프간 지부는 “용납할 수 없고,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무고한 시민 수십 명을 숨지게 하고 수백 명을 다치게 한 카불의 비열한 차량 폭탄 테러를 규탄한다”며 “이제 모든 국가가 탈레반과 그들을 지원하는 테러 기반 시설에 대해 단호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31일 카불 외교 밀집지역 차량 자폭테러 때는 150명이 숨지고 600여 명이 다쳤다. 이달 20일 카불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는 침입한 탈레반 무장대원 6명이 17시간 동안 총격 테러를 벌여 외국인 14명을 포함해 22명이 사망했다. 최근 잇따른 테러 공격에 아프간 정부가 보안을 강화했지만 테러를 막지 못하면서 아프간 시민들의 혼란과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박민우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