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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30년, 도전의 역사

Posted January. 17, 2018 08:47   

Updated January. 17, 20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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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쇄빙선 아리온호는 남극 연구에 한 획을 그었다. 1m 두께 얼음을 깨고 시속 30km로 항해하며 연구를 수행한다.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지시로 1080억원을 투입해 만들었다. 남극의 세종과학기지에서 귀국하는 대원을 칠레에 내려주고 돌아오던 고무보트가 뒤집혔다. 비보를 듣고 구조에 나선 보트마저 전복해 27살 전재규 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한 젊음의 희생이 쇄빙선 탄생의 계기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세종기지에 이어 4년 전 장보고기지도 세웠다. 막차로 남극조약에 가입했지만 2개 이상 기지를 보유한 10번째 국가다. 아시아에선 우리와 일본 중국 인도만 기지를 운영한다. 정부는 장보고기지 부근 암반에 활주로를 만들 계획을 검토했다. ‘세계 10강 남극국가’로서 열강과 어깨를 겨루려면 꼭 필요하다는 극지연구소 건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2016년 관리비용을 이유로 포기했다.

 ▷이동하 남경토건 대표는 1985년 1, 2진으로 구성된 남극탐험대 일원으로 남극 땅을 밟았다. 이후 세종기지 건설 때 안전담당관으로 참여했고 세종기지 1기 월동대원도 지냈다. 4년 전 장보고기지 건설 선발대 단장도 맡은 바 있다. 회사 이름을 ‘남경(南京·남극의 수도)’이라고 할 만큼 남극 사랑이 각별하다. 33년 전 윤석순 대장 등과 함께 사상 첫 남극탐험 때는 스쿠버다이빙복을 입고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의 바다에 뛰어들기도 했다.

 ▷남극조약에 따라 2048년까지는 어느 나라도 남극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더 많은 인프라를 건설하고 연구 성과를 올린 나라의 입김이 세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포기한 남극기지 활주로 건설비는 500억 원 가량이다. 매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격납고만 만들면 된다. 타국에 빌려주고 이용료를 받을 수도 있다. 뉴질랜드에서 남극까지 비행기로는 6시간 걸리지만 쇄빙선으로는 9일(하루 연료비 6000만원) 걸린다. 자원의 보고인 남극 투자는 후세를 위한 것이다. 근시안으로 남극 투자에 인색해선 안 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