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성과를 올렸습니다. 중남미는 제약뿐 아니라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면에서 미래가 기대되는 곳입니다.”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84)은 26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린 고혈압 치료제 수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보령제약은 멕시코 제약 업체인 스텐달에 고혈압 복합 치료제 ‘듀카브’, ‘투베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2723만 달러(약 302억 원) 규모다. 간담회에는 김 회장과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카를로스 아레나스 스텐달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이 진행된 코엑스에서는 ‘고혈압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고혈압학회가 진행 중이다. 보령제약은 이 행사의 메인 후원사다. 김 회장은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학회가 열렸을 때 ‘언젠가는 카나브가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렇게 큰 행사도 후원하고 계약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고혈압 복합제 듀카브와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투베로는 2010년 국내에서 허가받은 보령제약의 국산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후속 작들이다. 이번 계약으로 ‘카나브 패밀리’는 칠레, 우루과이 등 중남미 25개국에 공급된다. 기존에 카나브와 이뇨 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는 멕시코 등 중남미 13개국에 진출해 있었다. 이로써 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제들은 총 3억7530만 달러(약 4165억 원)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
보령제약은 중남미를 넘어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하반기(7∼12월) 중에는 러시아에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 내년 상반기(1∼6월) 중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파트너 사를 찾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