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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소위서 이정현 빠진 예산 폭탄

Posted November. 18, 20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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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조율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의 새누리당 소속 의원 명단에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곡성)이 들어가지 못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그는 올해 730 재보선에서 호남 지역에 예산 폭탄을 투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새누리당 계열의 정당 소속으로는 전남 지역에서 26년 만에 당선됐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그를 적극 지원할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지만 예산소위에 배려를 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9명의 새누리당 지역구 의원을 배출한 강원도 쪽에서 지난해에도 예산소위에 못 들어갔다며 김진태 의원(강원 춘천)을 예산소위에 포함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 여당 몫 위원 8명 가운데 이 의원을 넣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 의원은 강원도 의원들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이제 막 재보선으로 들어왔으니 내년에 기회가 올 수 있지 않겠느냐고 자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예산소위에 들어간 이학재 이현재 의원에게 이 최고위원이 요청하는 호남지역 예산을 각별히 챙겨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지역구 의원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최근 새누리당이 예산 폭탄을 퍼붓겠다더니 예산 삐라(말로 하는 선전전)만 투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정현 의원은 예산폭탄 공약이 공수표가 되지 않도록 예산 심의 기간에 의원회관 사무실에 베이스캠프를 차려놓고 호남에서 올라오는 인사들과 매일 회의를 하고 예산 반영 상황을 실시간으로 챙길 계획이다. 호남 표심을 생각할 때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새정치연합도 이 의원의 예산 배정 요구에 반대하거나 나 몰라라 하기 어려운 처지다.

현재 국회에서는 내년 예산 배정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정 지역에 예산을 폭탄 수준으로 배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다간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라는 예산 배정의 대원칙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예산소위는 전국적으로 귀중한 국민의 세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깊이 고심하기 바란다.

박 성 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