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처음 신어본 양말 - 운동화깵 꿈만 같아요

처음 신어본 양말 - 운동화깵 꿈만 같아요

Posted May. 19, 2014 06:55   

中文

맨발로 흙바닥을 뛰어다니던 그들은 처음 신어 본 양말과 운동화가 새롭기만 했다. 17일 경북 문경시에서 끝난 제92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 남자 고등부 복식에 출전한 캄보디아의 팍 팍트라(18)와 눙 밍쳉(16)이었다. 1923년 창설돼 국내 최고()의 단일 스포츠 대회인 이 대회에 캄보디아 선수가 출전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대한정구협회와 문경시청의 초청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라켓을 잡은 지 1년 남짓 된 이들은 제천고와의 1회전에서 1점만을 따내며 0-4로 완패했다. 가까스로 영봉패는 면했지만 결과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이들은 방과 후 1주일에 3번 하루 3시간씩 라켓을 휘두르고 있다. 캄보디아 정구 등록 선수는 25명 정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00달러 안팎인 최빈국 캄보디아에서 훈련 환경은 열악하다. 학비와 식비 등을 합해 한 달에 10달러 정도면 다닐 수 있는 학교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사연을 접한 NH농협은행 정구부는 매달 후원금을 보내주기로 했다. 문경시청 주인식 감독도 용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캄보디아에 정구가 처음 보급된 것은 2011년. 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대한정구협회는 선교사 김건중 씨(56)를 통해 라켓과 공 등 정구 용품을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동남아 순회 감독으로 일하던 최종률 씨가 캄보디아를 방문해 지도에 나섰다. 밍쳉은 캄보디아에서 한국 드라마와 가수의 인기가 아주 높다. 특히 투애니원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팍트라는 서울의 전자상가에서 중고 휴대전화를 장만하고 싶다고 했다. 그들 역시 한국의 10대처럼 연예인과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았다.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