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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중국인 성형 열풍

Posted April. 26, 20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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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한국을 방문해 성형수술을 받은 20대 중국 여성이 귀국길에 상하이 푸둥 공항에서 입국을 저지당했다. 출입국 공무원은 여권 속의 사진은 턱이 각지고 네모난 얼굴인데 지금 당신 얼굴은 달걀형이라며 위조여권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 여성은 회사 인사기록카드에 있는 사진을 팩스로 받아 제출했지만 그 사진 역시 별로 닮지 않은 모습이었다. 결국 가족을 동원해 신원을 보증한 뒤에야 출입국사무소를 나올 수 있었다.

한국은 성형수술 강국으로 꼽힌다. 국제미용성형협회(ISAPS)에 따르면 인구 1인당 성형수술 순위는 헝가리가 1위(230건), 한국이 2위(133건)이지만 실제로는 한국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헝가리의 순위가 높은 것은 헝가리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외국 관광객까지 합해 계산했기 때문이다. 한국 못지않게 중국에서도 소득수준의 증가, 대중매체의 발달, 서구식 외모에 대한 동경 등으로 성형수술 열풍이 불고 있다. 2009년 기준 총 성형수술 건수는 미국(303만 건)이 세계 1위이지만 3위(219만 건)인 중국이 1위로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이뤄지는 성형수술이 주름살이나 뱃살 제거 등 중장년층 중심인 반면 중국의 성형수술은 쌍꺼풀 코 턱 등 얼굴 교정을 원하는 20대 여성 사이에 집중되고 있다. 외모를 다듬어 취업과 결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목적이다. 성형수술과 함께 화장품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미녀경제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미녀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8%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성형 열풍에는 한류가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성형수술을 받으려는 많은 중국 여성이 이영애 송혜교 같은 한국의 인기 여배우와 판박이 외모를 원하고 있다. 한국 의사들의 뛰어난 수술 실력이 중국에도 알려지면서 한국으로의 성형 여행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서울 소재 성형외과 고객의 30%가량이 중국인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성형 관광을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무리 강한 통제력을 지닌 중국 정부라도 여성들의 예뻐지려는 욕망을 막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