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는 부유한 과부에게 장가들어 여유로운 삶을 살았다. 서기 1000년까지만 해도 세계 전체의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10%)은 유럽보다 컸다. 중동의 부()가 1700년엔 2%로 쪼그라든 이유 중 하나로 일부다처(제)가 거론된다. 갈라 먹어야 할 식솔이 많아 부를 축적할 수 없었다는 거다. 너희 마음에 드는 과부 둘, 셋 또는 넷까지를 아내로 삼으라는 코란 제4장 3절은 전투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아내와 고아들을 맡아 생계를 책임지라는 무슬림의 생존법이었다. 일부일처제를 고수한 서구 시각에서 본다면 후진적 결혼제도가 후진적 경제를 만든 셈이다.
미국에선 한 남자와 세 아내가 사는 빅 러브라는 HBO 시리즈가 화제다. 캐나다에선 일부다처제를 금지하는 것이 옳으냐를 따지는 재판이 열리고 있다. 미국의 드라마는 유타주에 사는 근본주의적 모르몬교도를 그린 픽션이지만, 캐나다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에 사는 모르몬교 한 분파의 실제상황이다.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만 허용되는 건 비인도적이라는 의견까지 나왔다. 남편이 경제적 능력이 있거나 아내가 병이 있다는 이유로 일부다처로 사는 캐나다 무슬림도 적지 않다.
러시아에선 일부다처제의 법제화를 원하는 여성들도 많다. 영국 캠브리지대 인류학자인 캐롤라인 험프리 교수는 특히 시베리아의 몽골계 여인들은 일부다처제야말로 신이 준 선물로 여긴다고 했다. 경제난에다 남성인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능력 있는 남자를 공유하는 풍습이 허용돼야 여자와 아이들이 경제적 육체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번번이 의회에서 좌절당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개리 베커는 일부다처제가 남성들의 경쟁력을 자극해 결혼시장의 효율성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가난하고 무능한 남편보다 돈 많고 유능한 남편을 원하는 여성들은 늘 존재한다. 하지만 베커 교수의 여제자는 박사학위를 딴 뒤 이건 결국 잘난 남자들한테 더 혜택을 주는 제도라고 마음을 바꿨다. 경제난에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결혼 격차가 생겨나는 추세다. 미국에서도 특히 남자들이 교육과 생활수준이 높을수록 결혼을 하고 이혼도 덜 하는 반면, 반대일수록 결혼도 못하고 이혼은 더 많이 한다. 일부다처제는 그 깨어진 틈을 파고드는 변종 결혼제도가 아닐까.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