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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기적일군 밴쿠버세대

Posted March. 01, 20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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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있어 행복했다. 짜릿한 승리의 기쁨에 함께 웃고 울었다. 안타까운 좌절의 순간도 있었지만 아름다운 도전에 진한 감동을 받았다.

보름 넘게 빙판과 설원을 뜨겁게 달군 밴쿠버 겨울올림픽이 어느덧 막을 내리고 있다. 5000만 국민의 열띤 성원 속에 태극전사들은 최상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달라진 코리아의 위상을 세계에 떨쳤다. 한국은 폐막을 하루 앞둔 28일 현재 금 6, 은 6, 동메달 2개로 5위에 올랐다. 역대 겨울올림픽 최고 성적인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의 6위를 깨뜨리며 세계 5강 진입을 눈앞에 뒀다. 동시에 최다 메달도 2006년 토리노 대회(금 6, 은 3, 동 2)를 넘어섰다. 한국의 여름올림픽 최고 성적은 1988년 서울대회 때의 4위. 해외에서 열린 올림픽으로는 여름과 겨울을 통틀어 최고 수확이다.

대회 때마다 지적된 메달 편식증도 없앴다. 피겨, 스피드, 쇼트트랙 스케이팅에서 모두 챔피언을 배출하며 사상 처음으로 빙상 트리플 크라운을 완성했다. 불리한 신체조건, 열악한 환경으로 늘 변방인 줄만 알았던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세계 최강으로 발돋움했다. 피겨 퀸 김연아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합계 점수에서 연이어 세계 신기록을 세워 역사에 남을 연기였다는 찬사를 들었다. 한국은 빙상 종목만 따지면 출전국 중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한국을 빙상 강국으로 이끈 주역은 밴쿠버 세대로 불리는 20세 전후의 젊은 영웅들이었다. 이번 대회 한국 금메달리스트의 평균 연령은 21세. 이들은 목표를 향한 고통스러운 훈련 과정을 묵묵히 견뎌내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남다른 개성과 끼를 발휘해 새로운 동력을 제공했다. 밴쿠버에서 거둔 결실은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 경쟁에 뛰어든 강원 평창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듭된 불운으로 노 메달에 그쳤던 성시백은 지난달 27일 쇼트트랙 남자 500m와 5000m 계주에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한국 봅슬레이는 28일 남자 4인승 경기에서 결선(4차 시기) 레이스까지 진출해 19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며 설상 종목의 부진을 만회했다.

17일 동안 눈과 얼음의 축제를 환하게 밝혔던 올림픽 성화는 1일 오전 10시 30분 밴쿠버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폐회식을 끝으로 꺼진다. 밴쿠버를 뛰어넘는 성과가 기대되는 2014년 겨울올림픽은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