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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은 북으로, 남은 미로 6자-정상회담 길닦기?

중은 북으로, 남은 미로 6자-정상회담 길닦기?

Posted February. 06, 201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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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다음 주에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효 대통령외교전략비서관의 방미,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방한 등 북한 핵 문제 관련국 당국자들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이뤄지는 이번 왕 부장의 방북이 한반도 정세에 변곡점을 가져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왕 부장이 8일경 평양에 가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등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례 방문의 형식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6자회담 재개와 남북 정상회담 이슈가 걸려 있어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이자 과거에도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2005년 2월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한 직후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에게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작년 1월 방북 때는 김 위원장이 뇌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진 뒤 처음으로 만난 외국 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따라서 왕 부장의 이번 평양 방문은 6자회담 의장국이자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이 본격적인 대북 설득에 착수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북-미 간 중재를 시도하고, 조정자로서의 입지도 확인받으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왕 부장의 메시지를 예단할 순 없지만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문제가 테이블에 올라올 가능성이 크며 후 주석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도 전달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도 방북 계획을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중 간 논의가 남북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자회담과 정상회담이 서로 충돌하는 관계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정상회담을 먼저 한 뒤 이를 통해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는 모양새가 낫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한편 캠벨 차관보가 24일 방한한 데 이어 김 외교전략비서관이 35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의 주요 외교안보 관련 참모들을 만났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