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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 옥석가리기서 빛났다

Posted April. 25, 200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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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황 속에서 올 1분기(13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시장 경쟁구도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기초체력이 튼튼한 기업만 살아남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된 셈이다. 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낸 뒤 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는 대반전을 이뤄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글로벌 IT 지각변동 속 옥석가리기

삼성전자는 1분기 본사 기준으로 18조570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려 1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디지털솔루션(DS부품)부문과 디지털미디어 커뮤니케이션(DMC완제품)부문은 영업손실 9500억 원과 영업이익 1조1000억 원이라는 극()과 극의 성적표를 받았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1등 공신은 휴대전화. 정보통신사업부의 영업이익은 94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의 6배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휴대전화 4600만여 대를 팔아 세계 시장점유율도 18%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휴대전화가 삼성을 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했던 핀란드 노키아는 올 1분기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이 1억 대를 밑돌면서 시장점유율이 37%로 떨어졌다.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이제 19%포인트로 좁혀졌다.

LG전자, 모토로라, 소니에릭손의 치열한 3위 다툼도 LG전자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가 올 1분기 2260만 대를 팔며 선방한 반면 소니에릭손은 전 분기보다 1000만 대 가까이 줄어든 1450만 대를 파는 데 그쳤다. 모토로라도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노키아-삼성-LG의 톱3 구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PC업계에서는 지난해 2위였던 HP가 1분기 422만 대(27.7%)를 팔아 델(26.2%)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HP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시장점유율이 2.9%포인트 오른 반면 델은 5.0%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도체 불황, 강한 자만이 버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영업 손실 9370억 원의 60%는 반도체사업(5600억 원)에서 나왔다. 올 1분기에도 반도체 영업 손실은 6500억 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격 폭락으로 걱정을 자아냈던 D램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오히려 전 분기보다 3% 늘어났다. 삼성전자 측은 반도체 영업이익률이 17%이지만 경쟁업체보다 훨씬 양호한 수준이라며 올해 시장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하이닉스반도체는 본사 기준으로 1조1980억 원 매출액을 올려 652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직전 분기보다 영업 손실 규모를 38% 줄이는 성과를 냈다. 반면 D램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 손실 규모가 거의 비슷했던 악몽에서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5위였던 독일 키몬다는 이미 파산 절차에 돌입했고, 파워칩과 프로모스 등 일부 대만 기업들은 인공호흡기를 달고 수명을 연장하고 있는 정도다. 전문가들은 2년 넘도록 이어진 반도체 공급 과잉이 해소될 조짐이 보여 올해 하반기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분기 실적에서 흑자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비메모리업계도 승자와 패자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통틀어 세계 1위 기업인 미국 인텔은 1분기에 6억4700만 달러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55% 이익이 줄어들었지만, 적자를 낼 수도 있다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반면에 PC 프로세서 시장의 경쟁사인 AMD의 경우 1분기 매출액이 21%나 줄어들면서 당기 순손실이 4억1400만 달러나 됐다.

한편 KT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4%, 전 분기보다 361.6% 늘어나 실적이 개선됐다. KTF도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7.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