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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수백명 아우성 태국공항 아수라장

Posted December. 02, 2008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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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명의 승객이 검색대 앞에서 소리치며 아우성 치고 있지만 대기하는 줄은 줄어들 기미조차 없는 형편이다. 4곳에 불과한 발권 창구는 난장판이고 공항 입구의 도로는 이미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AP통신 등 외신은 1일 현재 태국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파타야 우따빠오 공군비행장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태국 반정부 시위대의 방콕 공항 점거가 7일째 이어지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친정부 시위대의 대규모 시위까지 시작됨에 따라 반정부 시위대와의 무력 충돌이 우려돼 위기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발 묶인 승객 곧 30만 명에 이를 것=태국 정부는 방콕에서 남쪽으로 140km 떨어진 우따빠오 비행장을 이용해 승객들을 긴급 수송하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하루 700여 대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과 달리 우따빠오 비행장은 하루 최대 40대의 이착륙밖에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방콕 공항들이 폐쇄된 뒤 지금까지 24만여 명이 발이 묶인 것으로 추산된다. 시위대가 공항에서 물러나더라도 공항 설비와 보안장치 등을 점검하고 공항을 정상 가동하려면 1주일 이상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3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태국 정부는 발이 묶인 승객들의 숙소와 음식 제공 등에 매일 110만 달러(약 16억600만 원)를 쓰고 있지만 내년 관광객은 올해의 절반 수준인 600만7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정부-친정부 시위대 충돌 우려=AFP통신은 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있는 국민민주주의연대(PAD) 회원들이 3개월 동안 점거하고 있던 솜차이 웡사왓 총리 사무실을 떠나 수완나품 공항과 돈므앙 공항으로 집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PAD 측은 지난달 30일 폭발사고로 50여 명이 다치는 등 총리 사무실에 대한 공격이 계속돼 이동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공항을 점거하고 있는 PAD는 이날 수완나품 공항에 남아 있던 88대의 항공기 가운데 37대의 이륙을 허용했지만 승객들은 태우지 못하게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친정부 단체인 독재저항민주주의연합전선(UDD) 관계자 등 1만5000여 명은 이날 방콕 시청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이틀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특히 2일로 예정된 태국 헌법재판소의 연립 여당 선거법 위반 여부 판결을 앞두고 헌재를 봉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PAD 측과의 유혈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상록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