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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일본 한국야구 금이 보인다

Posted August. 23, 200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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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국민타자였다. 온 국민이 간절하게 원하던 바로 그 순간 이승엽(요미우리)의 방망이는 여지없이 돌아가 승리를 향한 희망의 아치를 쏘아 올렸다.

한국이 일본에 2-2로 맞선 8회말 1사 1루. 이승엽이 타석에 나왔다. 올림픽에서 1할대 타율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던 그는 이날도 병살타 1개에 삼진 2개로 철저하게 침묵을 지켰다.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는 차라리 이승엽을 빼라는 내용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부동의 4번 타자 이승엽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볼카운트 투스트라이크 원볼로 몰렸지만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이와세 히토키의 5구째 직구를 받아쳤다. 크게 포물선을 그린 공은 일장기 2개가 내걸린 오른쪽 담장 너머 일본 응원석에 꽂혔다. 4-2. 환희와 침묵으로 엇갈린 양 팀 더그아웃 분위기 속에 승부는 이미 이 한 방으로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극적인 드라마였다.

한국이 22일 중국 베이징 우커쑹 야구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야구 준결승에서 선발 김광현(SK)의 눈부신 호투와 이승엽의 역전 2점 홈런에 힘입어 숙적 일본을 6-2로 꺾었다.

예선을 7전 전승으로 통과한 한국은 역대 최강의 멤버로 구성된 일본마저 침몰시키며 사상 첫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제 한국은 23일 오후 7시에 쿠바와 미국의 준결승 승자와 대망의 금메달을 다투게 된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야구는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기에 한국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금메달의 영광을 9전 전승의 퍼펙트 우승으로 장식하기 위한 투혼을 다짐하고 있다.

올림픽 야구에서 전승 우승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와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쿠바가 달성했을 뿐이다. 한국 야구는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거둔 동메달이 최고 성적.

지난해 코나미컵 아시아 시리즈와 이번 대회 예선에서 일본 타자를 압도해 일본 킬러로 떠오른 김광현은 8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여 5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전날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던 효자 종목 태권도에서는 황경선(한국체대)이 4강에 안착해 황금빛 기대감을 부풀렸다.

황경선은 베이징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67kg급 8강전에서 산드라 샤리치(크로아티아)를 맞아 1-1로 팽팽히 맞서다 오른발 돌려차기를 날려 2-1로 앞선 뒤 3라운드 종료 직전 포인트를 보태며 3-1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황경선은 1회전에서 아랍에미리트의 공주 셰이카 마이타 알막툼을 완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