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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생산적 총리모델의 새로운 실험

Posted January. 29, 2008 03:04   

한승수 씨가 차기 정부의 국무총리로 지명됐다.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은 국내적 경험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경제를 살리고 통상 및 자원외교를 할 수 있는 적임자라면서 앞으로 총리가 보조 역할이 아니라 자체 업무를 갖고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선인의 실용정신이 구현된 인사()라고 본다. 역대 정권에서 총리가 대개 얼굴 마담에 그쳤던 전례를 뛰어넘어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총리 모델을 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한 지명자는 국보위 활동 전력과 잦은 당적 이탈로 논란이 없지 않지만 서울대 교수, 상공장관, 주미대사, 경제부총리, 외교통상부장관 등을 지내며 쌓은 드문 경륜과 정치력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그 자신도 선진화를 통해 글로벌 코리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하겠 다고 다짐했듯이 아무쪼록 일하는 총리의 새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제에 의원내각제적 요소를 가미한 우리 헌정구조의 독특한 산물로, 대통령을 보좌해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것이 헌법상 부여된 역할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얼마만큼 믿고 일을 맡기느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38명의 총리가 나왔지만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면 실세 총리로 일정한 역할을 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대독 총리에 그쳤다. 이 당선인만큼은 줄 권한은 줘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지명자도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그가 기용된 데 대해 누구도 적()으로 만들지 않는 처세 덕분이라는 세평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지명자의 장기라는 정치력도 구()시대와는 급격히 달라진 정책 환경 속에서 얼마나 통할지 의문이다.

말보다는 실천을 통해 믿음을 줘야 한다. 당장 대외경제 여건의 악화로 새 정부의 경제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한 지명자는 규제 혁파와 민간투자 활성화로 어느 정도 극복될 것으로 생각 한다고 했지만 안이하게 들린다. 에너지 외교도 그렇다. 한 지명자는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처럼 전 세계를 누비겠다고 했지만 중국과 우리는 다르다. 한 지명자는 이처럼 산적한 국정과제 앞에 벌거벗은 채로 던져졌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