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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측 박 끌어안기 잰걸음

Posted September. 04, 2007 07:45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측이 경선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전 대표 측 끌어안기에 나섰다.

3일 오전 11시경 이 후보의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무성 의원의 국회 집무실에 불쑥 찾아갔다.

경선 직후 사실상 박 전 대표 측의 반성을 요구해 파장을 몰고 왔던 이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서로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이제 앙금을 풀고 정권 교체를 위해 하나가 되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의원도 대선 승리를 위해 화합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경선에서 박 전 대표를 도운 의원 44명의 의원회관 방을 차례로 찾았다. 방에 있던 이해봉 김용갑 박종근 김병호 서병수 김성조 주성영 심재엽 박세환 의원 등 친()박근혜 의원과 당이 중심되는 모임을 이끌고 있는 맹형규 의원 등 20여 명과 직접 만나 화합을 제안했다.

이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경선이 끝난 지 보름이 지났으니 이제 과거를 모두 털어버리고 내 편, 네 편 없이 하나가 되자는 진심을 갖고 의원들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일부 친박 의원 사이에서는 황당했다, 깜짝쇼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도 이날 대구지역의 의원들과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는 대구 서구가 지역구인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이한구 정책위의장, 주호영 후보비서실 부실장, 안택수 김석준 이명규 의원(이상 친이명박)과 이해봉 박종근 곽성문 의원(이상 친박) 등 9명이 참석했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박 전 대표와 유승민 주성영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친박 성향의 박종근 의원은 자존심 상하게 하지 마라. 이긴 쪽에서 진 쪽을 끌어안고 잘해야 한다고 했고, 이해봉 의원도 박 전 대표 협조 없이 정권 교체는 어렵다. 대선 이후 토사구팽 당할 게 뻔하면 누가 몸 던져 돕겠나. 대권과 당권을 확실히 분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안택수 의원은 같은 당 식구들끼리 부부 싸움한 건데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이) 피해의식이 강한 것 같다고 해 잠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러자 이 부의장이 한두 사람이 생각 없이 한 말을 마음에 두지 마라. 기업인 출신은 필요한 사람이라면 사정을 해서라도 끌고 온다. 절대 배타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해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차명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박 전 대표와의 회동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끼리인데 (박 전 대표와) 만나면 되지라고 짧게 말했다.



박정훈 김현수 sunshade@donga.com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