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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몰라도 너무 몰라

Posted February. 08, 2007 07:09   

당시 정부는 주공을 통해 2006년에 시범사업으로 300채를 구입해 중산층 임대수요자들에게 공급하고 2007년부터 2012년까지는 매년 1000채씩 추가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공이 지난해 9월 13일 매입공고를 낸 뒤 접수한 매도물량은 총 19채(서울 1채, 경기 11채, 인천 7채)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해 10월 이후 수도권 집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한 채도 사들이지 못했다.

주공 측은 매입 대상인 도심에 있는, 500채 이상 대단지, 준공 10년 이내의 멀쩡한 아파트를 시가()보다 1020% 낮은 감정가로 팔 사람이 있겠느냐며 정부가 목표를 과도하게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주공은 올해부터 1000채씩을 더 매입해야 하지만 예산조차 책정하지 않아 사실상 사업을 포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주택 매입을 위한 예산 책정도 상식에 어긋난다. 아파트 1채당 3억4700만여 원(총 2조1868억 원)을 일괄 책정해 사업이 끝나는 2012년까지의 집값 상승률은 고사하고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집값은 떨어질 때도 있고 오를 때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131 대책에서는 집값이 연평균 3%씩 오를 것을 전제로 비축용 임대아파트의 10년 뒤 매각 가격을 정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논리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 줬다.

131 대책도 급조한 나머지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공공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짓기로 한 30평형대 비축용 임대아파트에 대해 건설원가 1억8000만 원 임대보증금 2500만 원 월 임대료 52만1000원을 제시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우선 건설원가는 평당 600만 원으로 주공이 분양한 판교신도시 아파트 값(평당 1200만 원)의 절반에 그친다. 임대보증금도 판교 임대아파트(1억4000만 원)의 14%에 불과한 데다 월 임대료도 6만 원가량 낮다.

또 비축용 임대아파트는 펀드에 연 6%가량의 수익률을 보장해 줘야 하기 때문에 과도한 재정적자가 우려되지만 정부는 오히려 이익을 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는 사실 131 대책에서 예로 든 가격은 극단적으로 값이 싼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실제 그런 식으로 공급될지는 불투명하다며 아직까지 세부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태훈 고기정 jefflee@donga.com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