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사회를 양분해 온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간의 화해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하병옥 단장은 24일 도쿄() 민단중앙본부에서 열린 임시중앙위원회에서 총련과의 화해는 백지로 돌아간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5월 17일 총련과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을 철회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덧붙여 여운은 남겼다.
하 단장은 또 총련과의 화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진 데 대해 사과하고, 부단장 5명을 전원 사임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재적 중앙위원 199명 가운데 171명이 참석한 이날 중앙위원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내부 의견수렴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집행부의 절차상 잘못을 집중 추궁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공동성명 백지화와 하 단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신임을 묻기 위한 중앙대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집행부를 옹호하는 중앙위원들과 의견이 엇갈려 중앙대회 개최 여부에 대한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중앙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총련과의 화해를 둘러싼 민단 내부의 갈등은 형식상 일단락됐다. 그러나 화해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모두 불만이 많아 갈등이 재연될 불씨는 남아 있다.
천광암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