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국가대표팀이 독일 월드컵 첫 경기인 토고전을 치른 13일 밤 전국은 응원 함성으로 뒤덮였다.
이날 경기 시작 훨씬 전인 오후 4, 5시부터 밤 12시까지 전국 146곳에서 150여만 명(경찰 추정)이 모여 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태극전사들이 멋진 장면을 연출할 때마다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등 서울시내 도심은 물론 각 대학 캠퍼스와 술집 음식점 등지에서도 응원 함성이 드높았다.
붉은 물결=이날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광화문 일대에는 붉은 티셔츠를 입은 10만여 명이 운집했다.
초대형 응원무대와 전광판이 설치된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5시부터 공연이 시작돼 가수 정수라 클론 인순이 장윤정 등이 토고전 승리를 기원하며 열창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오후 6시 50분부터 윤도현밴드 싸이 세븐 태진아 임형주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응원쇼가 열리고 응원단 5만 명이 경기장 내 대형 전광판 4대로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전국 각지의 큰 술집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며 한잔을 들이켜는 손님들로 붐볐다. 일부 술집은 손님들에게 응원수건, 막대풍선, 나팔 등 응원 도구와 맥주를 무료로 나눠 주기도 했다.
대학가도 대한민국=대학가는 이날 길거리 응원전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는 참가 학생들을 위해 붉은 티셔츠, 머플러, 머리띠를 1000여 개씩 준비하고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 10개를 학생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홍익대 총학생회도 학교 정문 앞에서 응원 행사를 준비했으며 서강대 총학생회는 오후 10시부터 교내 청년광장에서 주먹밥을 먹으며 경기 중계를 관람했다.
나도 한몫=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들도 한국팀 응원에 나섰다.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 100여 명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 꽹과리, 북 등을 치며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카페에 모여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한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전국의 교도소와 구치소 수용자들은 법무부 방침에 따라 1만2000여 개 수용실별로 설치된 TV를 통해 토고전을 지켜봤다.
종교계도 들썩=하안거()에 들어간 스님들이 TV를 보며 응원전을 펼치는가 하면 성당과 교회도 대한민국으로 들썩였다.
전남 장성군 백양사는 하안거에 들어간 스님들에게 토고전의 시청을 허용했다. 3개월 동안 외부와 출입을 끊고 참선 수행하는 스님들의 TV 시청은 극히 이례적인 일. 안거 중엔 선방()에 칩거해 TV 시청이나 신문도 일절 허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광주 남동성당은 13일 오후 7시 반 미사가 끝난 뒤 교육관에 빔 프로젝터를 설치해 신부와 신자들이 함께 응원에 나섰다.
전북 익산시 팔봉성당도 성당 신축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를 겸한 단체 응원전을 마련했다. 신도 300여 명은 성당 측이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대형 스크린 앞에서 대표팀을 응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