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일치인가, 치밀한 로비의 결과인가.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과정에 참여했던 인사들 가운데는 금융브로커 김재록(46구속) 씨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
매각 대상인 외환은행과 인수회사인 미국계 사모() 투자펀드 론스타는 물론 당시 매각실무를 맡은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에도 어김없이 김 씨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다.
마치 외환은행 매각을 염두에 두고 김 씨가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모양새다.
우선 김 씨와 절친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당시 론스타의 법률자문회사인 김&장의 고문이었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도 삼정회계법인의 고문으로 론스타와 인연을 맺었다. 두 전직 경제부총리는 당시 론스타가 은행법상 대주주 자격 요건이 있는지 등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김 씨가 재경부와 금감위의 실무진을 접촉하는 데 음으로 양으로 도움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은행 매각 당시 은행장이었던 이강원() 씨는 이 전 부총리의 중학교 후배이며, 진 전 부총리와는 기아자동차에 함께 근무한 공통점이 있다.
김진표() 당시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재경부와 금감위의 관료들도 두 전직 부총리의 후배라는 인연으로 김 씨와 끈이 닿아 있다.
김 씨와 가까웠던 이들은 외환은행의 매각과정에서 매각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인수대상자가 결정되기 전인 2003년 7월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입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전 부총리도 론스타가 해외 투기 자본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당시 론스타의 도덕성에 문제가 없다고 론스타 편을 들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같은 해 7월 청와대 관계자와 재경부, 금감원의 실무자, 외환은행 관계자 등이 시내 호텔에서 비밀회의를 하고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사자들은 외자유치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정황은 자연스럽게 김 씨의 거미줄 인맥이 외환은행 헐값 매각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낳는다.
정원수 needju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