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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세상 450억원 만화 전쟁

Posted December. 05, 200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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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싸이월드도 최근 인터넷 만화 서비스 크레용을 선보였다. 권당 300원의 대여료를 내면 5명 이내의 친구들이 3박 4일 동안 만화책을 서로 바꿔 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도서대여점이 PC 안으로 들어온 셈이다.

인터넷 만화시장의 성장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02년 169억 원 수준이던 인터넷 만화시장은 2004년 350억 원 규모로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인터넷 포털업계 1위인 다음은 5만 권 이상의 만화책을 디지털 그림파일로 바꿔 서비스하는 중이다.

이처럼 인터넷 만화가 인기를 끌자 만화가들의 인식도 변했다. 이들은 만화전문잡지나 단행본을 통해 만화책을 선보이는 대신 인터넷에서 먼저 연재를 시작한다. 중견 만화가 원수연과 이은혜 이미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인터넷을 종이책보다 선호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입 때문이다.

기존 오프라인 만화책의 경우 대여점에서 아무리 많이 대여돼도 저작권자에게는 책 한 권 판매에 따른 인세만 주어졌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돼도 수입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것.

하지만 인터넷 만화 서비스에서 생긴 수입은 포털사이트와 파일 변환 업체, 저작권자(출판사 및 만화가)가 나눠 갖는다. 작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4 대 3 대 3의 비율이라는 게 인터넷 만화 콘텐츠업체인 컨텐츠플러그의 설명. 따라서 대여가 늘어나면 만화가의 수입도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모든 만화가가 인터넷 만화를 반기는 건 아니다. 스캐너를 통해 만화책을 그림파일로 만든 뒤 인터넷으로 불법 유통시키는 온라인 해적판 만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만화저작권보호협의회는 최근 매달 20003000곳의 불법 만화 사이트를 폐쇄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의 불법 사이트가 매달 새로 생겨난다는 설명이다.

대원씨아이의 오태엽 차장은 여전히 국내 작가의 25%, 일본 출판사의 75%가 인터넷 출판을 꺼릴 정도로 저작권자들은 인터넷을 두려워한다며 복제방지기술을 쓸 수 있는 음악 CD와는 달리 만화책은 복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인터넷 만화의 새로운 가능성

만화업계는 올해 인터넷 만화 시장 규모를 450억 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빠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신규 콘텐츠의 개발. 만화업계는 인터넷 만화를 이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적합한 매체로 보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만화 서비스는 이달 8일까지 대학 만화 페스티벌을 진행 중이다. 만화 관련 학과 학생의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행사다.

포털사이트 파란도 인터넷 연재만화 출판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 인터넷에서 유명해진 만화를 오프라인 출판사 민음사와 손잡고 책으로 출판하겠다는 것.

이혜영 컨텐츠플러그 만화사업팀장은 콘텐츠 산업의 핵심은 우수한 신규 콘텐츠 제작인데 오프라인 출판 시장은 그동안 신인 만화가 발굴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다며 인터넷 만화 서비스가 우수한 국내 콘텐츠 확보를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