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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오나가나, 뮤지컬!

Posted December. 03, 2005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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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작품 줄줄이 막올라

1월 15일부터 국립극장 대극장인 해오름극장에서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 프로듀서스가, 나흘 뒤인 19일부터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그리고 25일부터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라이선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막을 올린다.

내년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막을 올리는 공연들을 장르별로 살펴보면 뮤지컬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국립극장. 뮤지컬 공연일이 전체 공연일의 44%에 이른다.

내년 상반기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은 오페라극장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만큼 오페라보다 뮤지컬을 공연하는 날이 압도적으로 많다. 상반기 오페라 공연 일수는 12일에 불과한 반면 뮤지컬 공연 기간은 137일이다.

국립극장의 경우 뮤지컬 공연 일수의 증가 추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은 현재 공연 중인 겨울나그네를 비롯해 4편. 일수로는 넉 달이 넘는 134일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프로듀서스를 시작으로 총 7편이 막을 올리며 공연 일수도 161일로 1년 사이 한 달 가까이 뮤지컬 공연 일수가 더 는다.

소외되는 연극-무용

이 같은 뮤지컬 독식 현상에 대해 다른 공연예술 장르의 불만이 높다.

뮤지컬이 대극장을 차지하는 바람에 무용이나 연극 등 다른 장르는 공연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 때문.

대표적인 피해 사례는 세계무용연맹 한국본부가 격년으로 주최해 온 월드 발레 스타 갈라 공연이다. 2000년부터 2년마다 7월이면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 전 세계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발레 스타를 모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해 왔다. 하지만 내년 이 공연은 사실상 무산됐다. 주최 측이 공연 1년 전인 올해 초 예술의 전당에 대관 신청을 했지만 예술의 전당 측은 이미 자체 기획한 뮤지컬 공연이 예약돼 있다며 무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

공연계 일각에서는 사단법인인 LG아트센터는 제외하더라도 국립극장이나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는 재단법인인 예술의 전당,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세종문화회관 등 공공 기능을 가진 공연장들이 상업적 성격이 짙은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무엇보다 예산의 100%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국립극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한 극장 기획자는 창작 뮤지컬 혹은 실험적이거나 작품성이 높은 해외 뮤지컬이라면 모를까 상업성이 짙은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은 국립극장이 아닌 사설 극장의 몫이라며 상업적인 작품으로 쉽게 객석점유율만 높이려는 속셈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강수진 전승훈 sjkang@donga.com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