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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즈게임

Posted November. 10, 2005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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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초중학생들은 비즈게임에 흠뻑 빠져 있다고 한다. 기업체 사장이 돼서 직접 경영을 해 보는 핫샷 비즈니스 게임에 참여한 청소년이 1200만1300만 명에 달한다. 게임 참가자는 기회의 도시라는 인터넷 공간에서 사업을 하는데 6주 단위로 경영 성과를 평가받는다. 미국 청소년들은 초중고교 정규 교과과정에서 경제 및 금융 교육을 충실히 받고 여가활동으로 기업 경영까지 익히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구()소련이 1957년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자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학 과학 경제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경제 교육이 학교의 정규 과목에 포함되고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지역별 경제교육센터가 설립됐다. 1990년대 중반부터 금융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은 유아기 때부터 고교까지 성장 단계별로 경제 교육을 시킨다. 일본도 금융 교육 학습 교재를 제작해 각급 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한국 청소년은 학교에서 반()기업 반()세계화 교육을 받으면서 오락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유장희 이화여대 부총장이 32개 중고교생 30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반기업 정서에 물들어 있었다. 기업의 1차적 목표는 이윤 창출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효율성보다는 형평성을 강조하는 의식이 주류를 이뤘다고 한다. 경제 담당 교사 중 상당수는 시장경제는 미국화이며 기업의 주인은 노동자라는 의식을 보였다고 한다. 심지어 북한 온건파도 추진하는 개방화를 반대하는 수업을 강행하려는 배경을 알 만하다.

시장경제와 개방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개인의 삶은 물론이고 국부()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 글로벌 경제시대에 경제와 금융을 모르면 문맹자()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어린이보다 교사의 경제 문맹부터 해결하는 일이 시급하다. 교사의 경제 교육 연수 기회를 늘리고 사범대 교육과정도 개편해야 한다. 경제교육학원 휠리스쿨의 이원재 원장은 기업 중심 사회인 현대사회에서 어린이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 주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인프라 투자라고 말했다.

임 규 진 논설위원 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