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무소신 무능력 1년앞도 깜깜

Posted August. 11, 2005 03:05   

中文

프로축구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프로축구연맹의 무능력이다. K리그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기본적인 원칙조차 없다. 백년대계는 고사하고 1년 앞도 못 내다본다. 연맹의 무능력 사례를 짚어본다.

#1: 축구천재 박주영의 대표팀 선발을 놓고 올해 초 FC서울과 대한축구협회가 갈등을 빚을 때 연맹은 수수방관만 했다. 한쪽 손을 들어주면 다른 쪽으로부터 욕을 먹을까 두려워서였다. 이러니 제대로 된 행정을 펼칠 수 없다. 연맹이 협회의 2중대란 비난을 받는 이유다.

FA-드래프트 갈팡질팡 못지킬 규정 양산

#2: 연맹은 일부 구단의 요구에 따라 2001년 도입한 자유계약선수(FA) 제도를 지난해부터 모든 선수에게 개방했다. 하지만 선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신인 선수의 이적을 제한하고 드래프트 제도를 부활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맹이 이렇게 갈팡질팡하니 신인은 계약금 없이 연봉 5000만 원만 준다 같은 지키지도 못할 규정이나 양산하고 있다.

#3: 2002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기자들은 김원동 연맹 사무총장(당시 사무국장)에게 1998프랑스월드컵이 끝난 뒤 프로축구의 르네상스라고 할 정도로 팬들이 모였다가 금세 사라졌다. 이번에도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총장은 걱정하지 마라. 2002월드컵은 국내에서 열리기 때문에 팬들이 넘쳐날 것이다.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장담했다. 2002월드컵이 끝난 뒤 예상대로 팬들은 경기장으로 열광적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역시 얼마 안 가 스탠드는 텅 비었다.

#4: 연맹 회장은 특정 단체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감투에 불과하다. 올해 초 회장에 오른 곽정환 성남 일화 구단주는 프로축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천명했지만 행동은 딴판이었다. 각 구단 단장이 프로축구를 망쳤다며 극구 반대했던 모 인사를 그대로 앉혔고 연맹에는 나오지도 않고 있다.

판 다시 짜는 노력 없을땐 후진성 못 면할것

과연 이런 연맹이 존재할 이유가 있을까. 강준호(스포츠경영학) 서울대 교수는 축구라는 상품을 어떻게 최상으로 이끌 것인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 겸 세종대 교수는 프로축구판을 깨서 다시 시작하는 각오를 보이지 않으면 한국축구는 영원히 후진성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