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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휴~

Posted July. 09, 20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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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 1분에 시작된 전자투표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45분 만에 끝난 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단상에 선 8일 싱가포르 래플스플라자호텔 래플스볼룸.

하계올림픽의 현 28개 종목 모두가 살아남을 것이란 유력 외신의 보도와는 달리 4번째 야구와 20번째 소프트볼의 탈락이 발표됐고 곧 이은 21번째 태권도 차례. 혹시 우리도라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한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와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등 한국 대표단은 로게 위원장이 태권도를 호명한 뒤 인클루디드(included)란 짧은 말로 잔류를 선언하자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국기() 태권도가 올림픽 스포츠로서 롱런 길을 열었다.

태권도는 이날 제117차 싱가포르 IOC 총회 종목 잔류 찬반투표에서 과반수 획득에 성공해 2012년 런던 올림픽에도 정식종목으로 참가할 수 있게 됐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4회 연속 올림픽 무대 진출.

조정원 총재는 태권도는 한국이 세계에 준 선물이다. 그래서 더욱 올림픽에서 지켜내야 한다. 태권도의 개혁 작업을 마무리 지어 4년 뒤 다시 퇴출 여부를 놓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소감과 각오를 동시에 밝혔다.

반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야구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참가한 소프트볼은 1936년 퇴출된 폴로 이후 69년 만에 처음으로 중도 탈락한 종목이 됐다.

이날 투표는 하계올림픽의 28개 종목에 대해 개별 실시됐으며 득표수는 스폰서와 TV중계권 계약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공개되지 않았다.

IOC는 저녁 집행위원회를 열고 럭비, 골프, 가라테, 스쿼시, 롤러스포츠 중 2개 종목을 선정할 예정. 후보 종목은 9일 총회에서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으면 올림픽 종목으로 격상되며 다시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2012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서 위상을 지키게 된 것은 포스트 김운용() 이후 생긴 스포츠 외교 공백을 김정길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KOC의 시스템 외교로 극복하고, 조 총재 취임 후 1년 1개월에 걸쳐 추진해 온 태권도의 강도 높은 개혁 의지가 IOC에 어필했기 때문이란 평가.

179개 회원국에 전 세계 6000만 동호인을 갖춰 규모면에서도 28개 종목 중 상위 10위 안에 드는 거대 종목으로 자리 잡은 태권도의 저변 확대도 한몫을 했다.

한편 조 총재는 태권도가 4회 연속 정식 종목이 됨에 따라 재선에 도전하는 2009년 이후 국제유도연맹의 박용성() 회장처럼 종목 IOC 위원이 될 가능성을 높였다.



장환수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