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성급이 연루된 비리를 파헤쳐 장군 잡는 여경으로 불렸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순덕(38사진) 경위가 사기 혐의 수배자에게 운전면허증을 위조해 준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현직 지방경찰청장 A 씨가 강 경위를 수배자에게 소개시켜 준 사실이 드러났지만 A 씨는 운전면허증을 위조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도피 중이던 건설업자 김모(52) 씨에게서 돈을 받고 운전면허증을 위조해 준 혐의(뇌물수수 등)로 21일 강 경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 경위는 1996년 5, 6월경 A 씨로부터 김 씨를 소개받은 뒤 2001년 5월 수배자 신분이던 김 씨의 부탁으로 운전면허증을 위조해 주면서 15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강 경위는 서울 서부면허시험장에서 김 씨의 사진 2장과 평소 친분이 있던 서울 모 경찰서 K 경감의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이용해 위조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김 씨에게 전달했다.
김 씨는 지난달 20일부터 약 2주 동안 부녀자를 상대로 강도 및 절도 행각을 벌이다 15일 경찰에 검거됐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운전면허증 사진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추궁 끝에 위조 면허증을 받았다고 실토했다.
경찰은 강 경위가 1998년에도 K 경감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서울 도봉면허시험장에서 김 씨에게 위조 면허증을 발급해줬다고 밝혔지만 강 경위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경찰은 건설업자였던 김 씨가 19891992년 A 씨의 은행계좌에 소년소녀가장 돕기 명목으로 한 달에 500만 원씩 모두 1억5000만 원을 보냈다고 진술함에 따라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는 중이다.
경찰은 강 경위에게 김 씨를 소개해 준 A 씨가 김 씨의 도피 사실을 알고 강 경위에게 면허증 위조를 지시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당시 청소년 선도단체 이사로 있던 김 씨를 알게 돼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 도움을 받은 적은 있으나 개인적으로 받은 돈은 없다며 1996년 강 경위에게 그를 소개해줬지만 김 씨가 수배 상태인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수배 중인 사실을 A 씨가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허준영() 경찰청장은 A 씨가 고위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않은 처신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 직위해제 등 인사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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