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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NPT위기 주범은 미국

Posted May. 02, 2005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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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1만300기의 가공할 파괴력에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 희생될 수 있습니다.

미국 기업인과 시민, 학생 등 100여 명이 1일자 뉴욕타임스에 우리는 그것들(핵탄두)을 우리 학교에 떨어뜨릴지도 모른다는 제목의 전면 광고를 냈다. 2일 시작된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를 겨냥한 광고다.

또 1일 뉴욕에서는 대규모 반전 반핵 시위가 열렸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핵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거센 반핵 움직임=뉴욕타임스 전면 광고에 참여한 사람들은 핵탄두 수를 현재의 10% 수준으로 낮추면 매년 10억 달러를 절약해 미국의 학교를 부흥시키고, 수십만 명의 교사를 채용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각국에서 모인 반핵운동가들과 시위대 4만여 명은 반핵 반전 구호를 외치며 뉴욕 맨해튼 동쪽의 유엔본부에서 센트럴 파크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2차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 생존자 35명이 참가했다.

시위 주최 측은 미국은 올해에만 핵탄두의 유지 및 개선을 위해 400억 달러(약 40조 원)의 돈을 쏟아 붓고 있다고 비난한 뒤 미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가 핵무기 보유를 일절 금지하는 협상을 즉각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PT 준수 촉구=카터 전 대통령은 2일자 인터내셔럴 헤럴드 트리뷴(IHT) 기고문에서 미국 지도자들은 이라크, 리비아, 이란,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세계를 보호한다면서도 자신들은 NPT조약을 이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신무기 실험 및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며 미국이 NPT 와해의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란과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거나 추진 중인 점을 고려할 때 NPT에 대한 미국과 다른 핵보유국들의 무관심은 놀라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NPT 이행을 압박하기 위해 브라질, 이집트, 아일랜드, 멕시코,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웨덴 등 7개국으로 구성된 뉴 어젠다 연합(New Agenda Coalition)의 외무장관들도 이날 IHT 기고문에서 NPT 진전 상황에 불만을 표시한 뒤 핵 보유국들이 핵무기 점진 폐기라는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NPT 비가입국들에 대해 비핵 국가 대열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핵보유국들에 대해서는 국제 안보의 초석이 될 NPT 체제의 강화를 요구했다.



홍권희 김영식 konihong@donga.com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