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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거듭난다

Posted February. 11, 200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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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의 가톨릭 명동성당이 변신을 모색 중이다.

명동성당은 대대적인 외벽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한편 운영 면에서도 신자와 일반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외벽 보수공사=지난해 7월부터 외벽 벽돌 교체작업을 시작한 명동성당은 2007년까지 공사를 마치기 위해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보수공사를 주관하고 있는 김태우 성전보존분과 위원장(44건축가)은 1898년 건립된 명동성당은 그동안의 풍화작용으로 외벽 벽돌이 낡아 보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보수공사를 위해 외벽을 실측한 결과, 전체 100만여 장의 벽돌 중 15만20만 장을 교체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된 50억 원 정도의 공사비가 80억9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수공사의 가장 큰 특징은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다는 것. 외벽 벽돌 전체를 헐어내고 새로 쌓는 것이 비용도 덜 들고 공사도 쉽지만 원형을 지키기 위해 훼손된 벽돌들만 한 장씩 빼낸 뒤 새 벽돌을 끼워 넣는 방식을 채택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명동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고딕양식 건물로 이미 100년이 넘었기 때문에 잘 보수하고 보존하면 머지않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성당이 사적 제258호로 지정돼 있어 보수 예산의 70%를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지만 나머지는 자체 조달해야 한다. 이 때문에 명동성당은 신자들이나 관심 있는 일반인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우선 외벽 보수공사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본당 건물 바로 옆에 보수공사 전시관을 설치해 공사 방식 등을 보여주고 성금을 걷고 있다. 이와 함께 벽돌 한 장에 1만 원씩 내는 벽돌 봉헌도 받고 있다. 성당 측은 봉헌자가 벽돌 뒷면에 자기 이름을 적어 놓으면 이 벽돌이 어느 부분의 보수에 쓰였는지를 일일이 컴퓨터에 데이터베이스화해 후세에 남길 계획이다.

성당 운영 개방화=지난해 9월 주임사제로 부임한 박신언 몬시뇰(주교 서품을 받지 않은 원로신부63)은 성당 운영의 개방화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성당으로 거듭나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박 몬시뇰은 한국 천주교의 1번지인 명동성당이 기도와 선교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몬시뇰을 비롯한 사제와 수녀 10여 명이 매주 일요일 미사가 끝난 뒤 성당 앞마당에 나란히 서서 신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배웅하는 것도 신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방법이다.

명동성당은 특히 본당 옆 문화관에 지난해 6월 문을 연 꼬스트홀을 이용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사목회에 문화예술분과를 신설했다. 500석 규모로 8m 높이의 천장에 돔형의 음향반사판을 설치한 꼬스트홀은 다양한 연주회에 손색이 없는 시설. 명동성당은 평화방송에 이 홀의 운영을 위탁해 대관을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에도 빌려주고 있다. 김대진 문화예술분과 위원장(38)은 명동성당이 단순히 미사만 보는 곳이 아니라 공연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5월 한 달 동안 꼬스트홀을 중심으로 가톨릭 문화축제(가칭)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차수 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