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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화철 소잃고 외양간도 안 고쳤다

Posted January. 04, 200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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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사업들 대부분 진행 중=서울지하철에 대한 소방안전대책 사업 중 완료된 것은 지하철 14호선 구간은 112개 사업 중 51개, 58호선 구간은 88개 사업 중 43개로 절반가량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대부분 대국민 안전교육 강화홍보, 내부 전문가 양성교육, 근무기강 확립 및 직원의식 교육 등 돈이 들지 않거나 이미 설치된 시설의 성능을 확인점검하는 것뿐이다.

비용을 들여 역사나 차량 내부에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사업들 가운데 완료된 것은 지하철 14호선의 국민 방독면 구입, 소방용 손전등 확보 등이 고작이다.

전동차 의자 등 내장재를 불에 타지 않는 재질로 바꾸거나 전동차 안에서 승객이 기관사 또는 사령실과 통화할 수 있도록 객실통신시스템을 개선하는 사업 등 주요 사업은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태.

서울지하철 전동차 전체 3508량 중 내장재를 교체한 차량은 726대 뿐이다.

특히 지하철 14호선은 전동차 운전실에서 기관사가 승강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거나 지하철 3, 4호선 충무로역의 내장재를 교체하는 등의 21개 사업을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지방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산지하철은 전동차 내장재 교체비율이 30%를 밑돌며 대구지하철은 안전개선사업 75건 중 39건만 마무리했다. 광주지하철은 지난해 4월 개통했지만 전체 전동차 52량 중 12량만 불연성 내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인천지하철공사는 지난해 말까지 4억3000만 원을 들여 승강장 확인용 CCTV와 비상 피난통로를 설치했으나 그 밖의 다른 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안전대책사업 더딘 이유는=이처럼 사업 속도가 더딘 것은 무엇보다 예산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3일 지하철 7호선 방화사건의 경우에서 나타난 중앙사령실개별 역사전동차 기관실 간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던 점은 그동안에도 문제로 지적됐던 것. 세 곳을 모두 무선으로 통신할 수 있게 하는 열차 무선통신시스템 개선 사업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보류된 상태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소방안전대책 사업에 2007년까지 1조353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공사가 그때까지 확보할 수 있는 돈은 정부지원금과 경영개선, 신사업으로 벌 수 있는 돈을 다 합해 7350억 원 정도라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7350억 원으로 소방안전대책사업 외에도 노후 전동차와 시설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크게 모자라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또 지하철을 정상 운행하면서 역사나 차량 개선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기 힘든 것도 안전대책 마련이 더딘 이유 중 하나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구조물을 바꾸는 공사를 많이 해야 하는데 영업시간대를 제외하면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오전 14시 하루에 3시간 정도밖에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