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이 자치구세인 재산세를 서울시세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지방자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방자치는 재정분권이고 자기 살림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국가 정책에 맞지 않는다고 구세를 시세로 바꾸겠다는 발상은 잘못됐다며 지방세제 문제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발상은 기본적으로 지방분권화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또 강남구 관계자는 강남구의회가 재산세율을 50%까지 감면하는 조례를 만든 것은 정부의 인상안대로라면 재산세가 갑자기 45배 오르기 때문에 구민의 조세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라며 여당이 강남구 죽이기에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강남구에 비해 구세 수입이 열악하고 재산세가 서울시세로 전환될 경우 혜택을 볼 수 있는 자치구들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로구 관계자는 외국에서조차 토지와 건물 등에 대한 세금은 기초자치단체의 재원으로 돼 있다며 여당에서 조세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구세를 시세로 바꾸려는 것은 자치구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올해 서울의 25개 자치구에서 구세로 거둬들인 세입 예산은 약 1조원. 이 중 재산세가 2400억원이고 종합토지세가 5600억원으로 재산세 수입이 전체의 약 24%를 차지한다.
만약 재산세를 시세로 돌린다면 현재 전체 평균 50.3%(2004년 추정)인 서울시 자치구의 재정자립도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세무 관계자들의 얘기다.
서울의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 1위는 중구로 92.7%이고, 25위는 강북구로 27.9%이다. 강남구는 3위로 91.4%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 전문가(교수)는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주장해 왔으나 이번 조치를 보면 오히려 중앙정부의 권력을 키우려는 듯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또 법 개정을 통해 기초자치단체세인 재산세를 국세나 서울시세로 바꿀 경우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국민의 반발을 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태훈 beetlez@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