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과 뼈 클럽.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을 위한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한 존 케리 상원의원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통분모다. 좀처럼 닮은 데가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그들은 예일대 시절 잘나가는 집안 학생들의 비밀 망나니 모임이랄 수 있는 이 클럽의 회원이었다. 물론 졸업 후 행로는 판이하다. 군대를 안 가고 전쟁을 일으킨 부시 대통령과 달리 케리 의원은 베트남군 참전용사로 명성을 떨쳤다. 전쟁에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고, 대통령 선거 후보 여론조사에서 밀렸지만 결국 첫 승을 거둔 그가 돌아온 케리다.
어떻게 당신들은 사람에게 절대 실수로 죽지 말라고 당부하는 것입니까. 전쟁의 참혹함을 알기에 반전활동을 벌이던 케리 의원이 1971년 상원 외교위원회에 던졌던 이 말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한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건 전력과 국가안보를 중시하면서도 일방주의 외교에는 반대하는 케리 의원의 신중함은 민주당원들에게는 아버지상()으로 각인되고 있다. 코미디언 제이 르노에 따르면 좀 이상하지만 그래도 잘생긴 얼굴은 수염 없는 에이브러햄 링컨처럼 느껴진다.
이번 코커스에서 케리 의원의 컴백 못지않게 관심을 끈 것은 하워드 딘 후보의 3위 추락이었다. 딘 후보는 네티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으나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와 베트남 참전용사 등 진짜 풀뿌리 유권자들은 케리 의원을 선택했다. 고함과 몸짱 자랑에 가까운 지나친 유세전에 아이오와주의 소들이 되레 광딘병(딘)을 우려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데이트는 딘과 했지만 결혼은 케리와 한다는 얘기도 있다.
아이오와주의 첫 승이 후보 지명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아이오와 사람들의 열린 태도를 보면 이 지역 경선 결과에 관심 가질 이유는 충분하다. 4년 전 이맘때 그곳 사람들은 앨 고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는데. 세 번밖에 못 보았거든 하고 대답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대통령선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돌아온 케리에게 열광하며 축제처럼 당원대회를 치른 아이오와의 모습은 부럽기 짝이 없다.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