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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자백은 심리적 고문탓"

Posted December. 30, 2003 22:50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체포된 지 2주일 만에 주요 정보들을 불기 시작한 것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심리적 고문이 효과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독일 일간지 빌트가 30일 보도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의 이야드 알라위 위원은 29일 후세인이 400억달러의 해외 은닉자금 관리를 맡은 사람들과 무기 저장 시설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빌트는 이와 관련해 CIA가 알 카에다의 고위 조직원 등 다른 테러리스트들을 잡았을 때 사용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후세인의 저항 의지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빌트에 따르면 CIA는 엄지손가락을 비트는 등의 (물리적) 고문을 하지는 않지만 폐쇄된 공간에서 시간과 공간 감각을 없애면서 일종의 심리적 고문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면 눈을 가린 상태에서 다른 장소로 이송해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든다거나 취침 시간을 불규칙하게 하고, 밝은 조명과 완전한 어둠, 조용한 휴식과 시끄러운 소음을 반복해 시간 감각을 잃게 한다는 것. 또 마실 물이나 먹을 것을 충분히 주다가 갑자기 줄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취조관들은 또 후세인의 감춰진 삶의 비밀을 들춰내 불안 심리를 조성하기도 하며 말과 숨소리까지 일일이 녹음해 저항심을 없애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지금까지 이런 식의 고문에 오래 버틴 사람은 없었으며, 후세인 역시 더는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빌트는 한 CIA 요원의 말을 인용해 후세인은 허영심 강한 수다쟁이여서 신문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미국은 후세인 구금 장소를 아프가니스탄이나 태국 등으로 옮길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군은 후세인이 이라크 밖으로 이송됐다는 설을 부인하면서도 소재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