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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평검사 요구 거부

Posted March. 09, 2003 22:21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선() 제도 개선, 후() 검찰 인사라는 평검사들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인사기구를 개편해 검찰 인사를 단행하려면 3, 4개월이 걸린다며 이번 인사는 예정대로 단행할 것이니 믿고 따라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주문을 평검사들이 수용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노 대통령과 평검사들은 이날 검찰인사위원회 구성 등 검찰 인사 및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으나 양측 주장의 간극을 좁히지는 못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토론에는 노 대통령과 평검사 대표 10명이 토론에 참가하고 30명이 배석해 1시간50분가량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도 배석했다. 평검사들의 선 제도 개선, 후 검찰 인사 요구에 대해 노 대통령은 검찰 인사권은 대통령과 장관에게 주어진 합법적인 권한이라며 이번 인사는 대통령과 장관이 여러 채널을 통해 수집한 정보에 입각해 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평검사들은 또 노 대통령과 강 장관에게 장관과 검찰 간부 몇 사람이 만나 인사안을 짜는 밀실인사를 하지 말고 검사와 외부 인사 등이 참여하는 검찰인사위원회를 통해 인사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현 검찰인사위원회 위원 중에는 인사 대상인 검사들이 포함돼 있어 인사위원회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며 새 인사위원회 구성에 시간이 걸리니 대통령의 권한인 인사권을 예정대로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검찰 인사위원회는 검찰 지휘부부장검사평검사 인사위로 나눠 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전의) 다른 대통령들이 다 행사한 인사권을 왜 나에게만 행사하지 말라고 요구하느냐며 지금의 검찰 수뇌부가 몇 달 더 유지되면 (검찰이) 과연 잘 되는 거냐고 반문, 현 검찰 수뇌부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

평검사들은 노 대통령에게 법무부 장관의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이관하고 외부인사와 평검사들이 참여하는 검찰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며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개별사건 지휘 폐지 검사의 신분보장 등을 건의했다.

평검사들은 특히 검사에 대한 인사제청권을 법무부 장관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검사가 소신을 갖고 정치적인 사건을 수사할 경우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곤 했다며 인사제청권의 검찰총장 이양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권력기관인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를 위해 법무부 장관이 인사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검찰이 법무부를 장악해 문민통제가 안 됐다며 평검사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검사장급 대검 간부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청사로 나와 각자 집무실에서 토론회를 지켜본 뒤 김각영() 검찰총장과 함께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검사장들은 노 대통령이 검찰 상층부에 대해 불신감을 갖고 있고 인사를 그대로 단행하겠다는 대목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대 이명건 orionha@donga.com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