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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23개월만에 감소세

Posted April. 02, 2001 12:27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 여파가 한국의 수출전선에도 밀려들고 있다. 수출이 2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자원부는 3월 한달간 수출(잠정치)이 143억44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6% 감소했다고 1일 발표했다.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99년 4월(4.7%) 이후 처음이다. 수입은 129억6400만달러로 8.8% 감소, 무역수지는 13억8000만달러의 흑자를 나타냈다. 앞으로도 수출이 줄어들면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소와 달러화강세로 수입 역시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어 무역수지는 흑자를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100억달러 무역수지흑자 목표달성은 불투명하다.

빨간불 켜진 수출

3월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대표적 정보기술(IT)업종인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각각 24%와 9% 줄어들고 자동차 수출도 대우차 수출차질의 여파로 7% 감소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철강제품과 섬유류 역시 각각 3%와 9% 줄었고 과잉공급상태인 석유화학제품 역시 1% 감소했다.

반면 선박 및 해상플랜트(27%), 일반기계(46%), 자동차부품(11%), 무선통신기기(12%), 광통신케이블(78%) 등은 수출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이 각각 2%, 3% 줄었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연합(ASEAN) 국가에 대한 수출도 10%나 감소했다. 대()ASEAN 수출이 급감한 것은 이들 지역 역시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아 미국 경기침체로 수출이 줄면서 한국으로부터 수입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 중국 수출은 16.8% 늘었으며 유럽연합(EU)과 중남미에 대한 수출도 각각 10.5%와 23.4% 증가했다.

수입의 양극화

수입이 감소한 것은 수출 확대에 필수적인 원자재와 자본재가 각각 13.8%, 11.4% 감소한 데 따른 것. 이는 국내 기업들이 경기가 불투명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입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재는 2월에도 3.8% 감소, 국내기업들이 작년말 이후 설비투자를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일부품목을 빼고는 각종 기계류, 통신기기, 컴퓨터 등의 수입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불요불급한 소비재는 최근 소비심리 회복으로 의류와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1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