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불법도박 수익 550억, 피카소 그림-슈퍼카로 자금 세탁

불법도박 수익 550억, 피카소 그림-슈퍼카로 자금 세탁

Posted January. 23, 2024 07:34   

Updated January. 23, 2024 07:34

中文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챙긴 수백억 원의 수익금을 유명 미술품과 슈퍼카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세탁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국내 자금세탁 총책 A 씨(42)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공범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도박사이트 운영총책 B 씨(35)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들 일당은 2017년 2월경부터 필리핀 현지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불법 도박사이트 16개를 운영하며 챙긴 범죄수익금 550억 원을 자금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포통장 100개에 매일 약 6억 원의 범죄수익금을 나눠서 송금한 뒤 국내에서 현금으로 인출해 자금세탁하는 수법을 썼다. 페라리, 람보르니기 등 슈퍼카 24대를 사들여 재판매하거나, 선박과 부동산을 매입 후 다시 매각하기도 했다. 유명 갤러리에서 피카소와 앤디워홀, 이우환 등의 미술 거장의 작품을 사들여 자금세탁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이렇게 세탁한 자금을 가족과 직원 등의 명의로 빼돌려 초호화 생활을 했다. A 씨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땅을 164억 원에 매입해 빌딩을 신축했고, 약 40억 원에 달하는 스포츠카 ‘부카티 시론’을 몰며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했다고 한다. 수억 원대 명품 시계 리차드밀 등도 구입했다.

검찰은 A 씨 등이 세탁한 550억 원으로 마련한 부동산과 금융자산 635억 원을 추징보전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수익금은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