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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만의 미학 ‘남미의 피카소’ 보테로 별세

풍만의 미학 ‘남미의 피카소’ 보테로 별세

Posted September. 18, 2023 08:50   

Updated September. 18, 20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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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와 사물을 풍만한 양감으로 표현하며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콜롬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이자 조각가 페르난도 보테로(사진)가 15일(현지 시간) 모나코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1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보테로가 이날 폐렴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그의 딸이 콜롬비아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알렸다.

보테로는 어릴 적 투우사 양성 학교에 들어갔지만 곧 그만뒀다.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하며 1951년 19세 때 보고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1960년 수중에 몇백 달러만 가진 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대상을 마치 풍선이 부푼 듯한 모습으로 묘사한 화풍으로 주목받았다. 가족의 소풍이나 파티 등 일상을 묘사했지만 유명 마약상의 죽음이나 반란군의 등장 같은 정치적 주제도 다뤘다. 다빈치나 벨라스케스, 얀 반 에이크의 유명한 작품을 패러디한 작품도 사랑받았다. 인체의 새로운 해석, 냉소와 유머가 뒤섞인 표현, 화려한 색채로 남미의 정서를 표현하며 ‘남미의 피카소’로 불리기도 했다. 그림처럼 양감이 두드러지는 조각 작품도 선보였다.

보테로는 생전 “나는 내 그림들이 뿌리를 갖기를 원한다. 바로 이 뿌리가 작품에 어떠한 의미와 진실함을 주기 때문이다. 항상 내가 손을 댄 모든 것이 라틴아메리카의 영혼으로부터 침투된 것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2009년 서울 덕수궁미술관 전시, 2015년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 등을 통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趙鍾燁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