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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번 새 원소에 일국가이름 붙었다” 열도 흥분

“113번 새 원소에 일국가이름 붙었다” 열도 흥분

Posted June. 10, 2016 07:21   

Updated June. 10, 20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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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연구자들이 새로 발견한 113번 원소의 이름이 일본의 자국어 발음 ‘니혼’을 변형한 ‘니호늄(nihonium·원소기호 Nh)’으로 결정되자 일본 열도가 흥분에 휩싸였다.

 일본 언론은 8일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이 113번 원소 이름을 ‘니호늄’으로 발표한 소식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원소 이름을 짓게 된 쾌거’라며 9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원소 합성을 주도한 공로로 이름을 제안한 모리타 고스케(森田浩介) 일본 규슈대 교수 겸 이화학연구소 그룹장은 “응원해 주신 일본인 여러분을 생각하며 이름을 지었다. 인류의 지식재산인 주기율표에 일본이 발견한 원소가 실리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일본 과학계가 노벨상 수상에 버금간다고 평가하는 이번 성과는 400조 회가 넘는 실패의 결과물이다. 모리타 교수팀이 새 원소를 얻기 위해 9년간 충돌 실험을 한 횟수가 400조 회가 넘는다. 연구팀의 원소 합성 시도는 2003년 9월부터 시작됐다. 특수가속기에서 아연(Zn)의 원자핵을 광속의 10분의 1까지 가속한 뒤 비스무트(Bi)에 충돌시키는 실험을 거듭했다. 하지만 생성에 성공하더라도 매우 짧은 순간 존재한 뒤 사라져 실체를 입증하기 쉽지 않았다. 2004년, 2005년 한 차례씩 합성에 성공했지만 확실한 증거를 얻진 못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에는 ‘대량의 전기를 쓰는 실험을 꼭 계속해야 하느냐’는 따가운 시선도 받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실험을 이어갔다. 2012년 세 번째 합성에 성공한 뒤 새 원소의 발견을 선언했다. IUPAC은 지난해 말 이 원소를 공식 확인한 데 이어 원소 이름을 ‘니호늄’으로 발표한 것이다.

 일본에서 이번 원소 발견을 일본 과학계의 ‘비원(悲願)’이라고 하는 데는 다른 사연도 있다. 오가와 마사타카(小川正孝) 박사는 1908년 43번 원소를 발견했다고 보고하고 이를 ‘닛포늄’이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나중에 다른 원소를 착각한 것으로 드러나 취소됐다. 요미우리신문은 “논문과 X선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닛포늄의 정체는 당시 미 발견 상태였던 75번 원소 레늄이었다”고 전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