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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4I 통합, 연합사해체 이후가 더 중요

Posted November. 27, 200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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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가 해체되는 2012년 이후 한국군과 미군이 별도의 지휘통제 시스템을 사용하면 지휘통제체계(C4I) 운용 과정이 더욱 복잡해지고 비효율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 해병대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25일 현 한미연합 방위 시스템이 갖고 있는 가장 결정적인 대북() 전쟁 억지력은 바로 C4I와 공군력의 우위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내 군사전문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한반도통()인 벡톨 교수는 자신의 발언은 미국 정부나 대학의 정책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개인적 견해라고 전제하면서도 군 지휘망에 대한 한미 양국 간의 이견(본보 24일자 A13면 참조)이 가져올 전환기 한미 군사동맹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자주국방을 위해선 한국군이 독자적 C4I 능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자주국방은 높고 비싼(lofty and expensive) 목표다. 한국은 세계 5번째 군사력을 지닌 북한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군이 현재 미군이 한반도에서 유지하는 수준의 방위 능력에 도달하기 위해선 C4I와 공군력에서 큰 폭의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한다.

벡톨 교수는 이 대목에서 한국군은 감지 즉시 발사(sensor to shooter) 능력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육군 5군단에 구축된 C4I 시스템과 무궁화 위성의 예를 들었다. 국방부는 올해 6월 한국군 사상 처음으로 5군단에 군단-사단-연대-대대를 첨단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지상전술 C4I 체계를 구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그건 진정한 의미에서 C4I의 운용이라고 하기 어렵다. 전국 시스템에 연결돼 있지 않다. 앞으로 수년간 한국군의 능력을 보충해 줄 위성도 C3(Command Control Communication)일 뿐 C4I는 아니다. C4I는 감지된 정보가 야전의 지휘관에게 직접 연결되도록 통합한 시스템이다.

벡톨 교수는 현재 한국군은 거의 전적으로 전략 정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한국 측은 미국이 연합사 해체 후에도 C4I 능력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통합된 지휘센터가 없는 상태에서 전시에 연합사 체제 수준의 감지 즉시 발사 능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한미연합사 해체로 예상되는 전력상 문제점은.

우선 서너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군은 최정예 공수부대와 해병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을 적진으로 수송할 수송기와 수륙양용 함정이 매우 부족하다. 공군력 역시 미군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군에는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할 수단이 없다. 한국이 PAC-2로 알려진 요격 시스템을 독일에서 구입하려 하지만 스커드 미사일에는 거의 효력이 없다. 결국 한국군은 미군의 PAC-3 시스템에 의존해야 한다.

그는 한미 군사동맹의 전환이 완전히 이뤄지기 전까지 미국이 교량전력(bridging capability)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며 문제는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교량전력의 제공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군사력은 정치적 어젠다보다 길게 봐야 한다. 상대가 위협인지를 판단하는 두 요소는 전력()과 의도다. 따라서 한국의 방위를 책임지는 사람들은 만약 한국의 전쟁 억지 능력이 약해지면 북한이 공격할 의도를 갖고 있다는 가정 아래 대비해야 한다.



이기홍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