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14일 한국인으로는 처음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국 외교의 새 지평을 여는 역사적 도전이다. 인류의 평화와 공존, 공영을 이끄는 주역으로서 우뚝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의 외교력과 국력을 총체적으로 평가받는다는 심정으로 정부와 국민 모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반 장관의 출마는 유엔의 도움으로 나라를 세웠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냈으며, 끝내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에게 각별한 감회와 자긍심을 갖게 한다. 유엔의 수혜국()이었던 한국에서 국제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기아 테러 재난 등 인류의 고민을 푸는 데 앞장서야 할 사무총장 후보가 나온 것은 유엔의 존재 이유를 극적으로 보여 주기 때문이다.
당선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중 어느 한 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 분단국 출신이라는 점을 걱정하기도 하나 반세기가 넘도록 분단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우리의 경험과 저력을 오히려 장점으로 살려야 한다. 한국의 발전전략과 세계평화에 대한 애정과 기여는 오늘날 많은 국가에 전범()이 되고 있지 않은가.
반 장관은 사무총장이 된다면 북핵 문제의 평화적 조기 해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당선된다면 북으로서도 핵 포기와 개혁, 개방만이 살 길임을 더욱 절감하게 될 것이다. 또한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1위, 교역량 12위를 자랑하면서도 때론 편협한 민족주의의 틀 속에 갇히곤 했던 우리의 사고와 행태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라나는 세대들이 세계인으로서의 강한 성취동기와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반 장관의 도전이 성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평화안보, 개발, 인권민주주의라는 유엔의 목표 구현에도 앞장설 수 있도록 모두가 도와야 한다. 기회는 자주 오는 게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