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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능높인 전기택시 100대 늘린다

Posted July. 25, 2018 07:54,   

Updated July. 25, 201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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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오염 물질 배출이 적다. 디젤 자동차처럼 초반 가속력이 우수한 반면 소음은 거의 없다. 회사원 정태윤 씨(38)는 “그런 특성을 지닌 전기차가 택시라면 요금을 더 내는 게 아닌 이상 안 탈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택시 운전사들이 선택할 수 있게만 한다면 전기택시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에 전기택시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15년이다. 르노삼성자동차가 2013년 12월 출시한 SM3 Z.E.가 첫 전기택시였다. 현재도 일부 운행되고 있다. 3년 전 나온 SM3 Z.E.는 100% 충전했을 때 주행거리가 100km대 초반에 불과하다. 급속 충전시설이 주유소처럼 있는 게 아니어서 택시 운전사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난 전기차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운전자가 갖는 불안감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발맞춰 서울시도 전기택시 보급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4일 서울시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하반기에 전기택시 100대가 서울에 보급된다. 지난달 말 서울법인택시조합과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새로 보급할 전기택시 차종을 선정했다. 총 3개 차종이 후보였는데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과 르노삼성의 신형 SM3 Z.E.로 정해졌다. 탈락한 나머지 하나는 기아자동차 니로 EV다.

 서울시는 올해 100대를 시작으로 점차 전기택시 보급을 늘려 2022년에 약 2만5000대, 2025년에 약 4만 대의 전기택시를 운행할 계획이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개인 차량에 비해 주행거리가 긴 택시가 전기차로 바뀌면 오염 물질 배출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며 “일반 시민들이 전기차를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 보급될 전기택시 100대 중 60대는 법인에, 40대는 개인택시사업자에 할당됐다. 이달 27일까지 개인택시사업자들로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그동안 심야운행 일수가 많고 신고된 민원 건수가 적으며 1일 평균 운행거리가 길고 기존에 보유한 택시가 오래된 것일수록 전기택시를 운행하는 데 유리하다. 법인은 총 사업자 3곳을 선정한다.

 선정된 사업자들이 선택할 코나 일렉트릭과 신형 SM3 Z.E.의 특징은 대조적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주행거리가 406km로 국산 전기차 중에서 가장 길다. 한 번 충전하고 나면 택시 운전사들은 적어도 하루 동안은 충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정부와 서울시 보조금을 각각 1200만 원씩 지원받으면 법인은 2250만 원(모던 모델 기준)에 구매할 수 있다. 영세사업자로 분류되는 개인택시는 약 1800만 원에 구입 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택시 운행을 통해 대중으로부터 전기차 성능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SM3 Z.E.는 주행거리가 213km로 코나 일렉트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보조금 2400만 원 이외에도 르노삼성에서 500만 원을 추가 할인해준다. 개인택시사업자라면 500만 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르노삼성은 100만 원가량 드는 차량 도색 비용을 대주겠다며 적극적이다.

 시민들은 기존에 나온 택시가 중형 세단이 대부분이어서 새 전기차가 보급되면 획일적인 한국 택시의 모습을 바꾸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나 일렉트릭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SM3 Z.E.는 준중형 세단이다. 윤용현 씨(29)는 “유럽에 가보면 다양한 형태의 택시가 다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한국에서도 이런 모습을 본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