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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전 어떻게

Posted June. 20, 2018 08:52,   

Updated June. 20, 20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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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려면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 ‘세계 1위를 꺾은 팀(멕시코)’과 ‘세계 1위 팀(독일)’이다. 조별리그 F조 1차전 상대 스웨덴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4위. 2차전 상대 멕시코(15위)는 스웨덴보다 전력이 강한 데다 독일을 꺾고 상승세를 탔다.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는 빠르고 기술이 좋은 팀이다. 버거운 상대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멕시코전(24일 0시)까지 남은 기간 대표팀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짚어봤다.

○ 세밀하고 정교한 역습

 한국은 스웨덴전에서 점유율 48%(스웨덴 52%)를 기록하며 수비적인 경기를 했다. 스웨덴은 유럽 예선에서 평균 47%의 점유율을 보인 팀이지만 한국이 수비적으로 나서자 주도권을 쥐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에서 평균 61%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공격 성향이 강한 멕시코를 상대로 한국은 수비에 중점을 둔 뒤 역습으로 득점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스웨덴전처럼 무딘 역습으로는 골을 터뜨릴 수 없다. 축구통계전문사이트 ‘인스탯’에 따르면 한국은 5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0개였다. 한국은 총 16번의 역습을 시도했는데 슈팅 등으로 마무리된 것은 2번에 불과했다. 중앙 공격수에 장신 김신욱(196cm·전북)이 기용되면서 기동성이 떨어진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빠른 발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허무는 데 능한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측면에 위치하면서 수비 역할까지 맡아야 했다.

 멕시코전에서는 손흥민과 황희찬을 최전방에 세우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골은 가운데에서 터진다. 중앙에 위치한 공격수가 측면과 같은 스피드로 침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조금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경기를 한다면 (상대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패스 마스터’ 기성용의 전진 배치

 스웨덴전에서 한국의 패스 성공률은 79%였다. 하지만 전방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키 패스’ 성공률은 29%에 불과했다. 상대 장신 공격수들을 의식해 미드필더 기성용(189cm)이 후방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면서 전방에서의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에 애를 먹었다.

 평균 신장이 185.7cm에 달했던 스웨덴과 달리 멕시코는 179.2cm다. 한국의 평균 신장은 182cm. 기성용에게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그를 전진 배치시켜 공격에 집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또 상대의 신장이 작은 점을 이용해 세트피스를 통한 득점을 노려야 한다. 기성용의 날카로운 킥과 중앙 수비수 김영권 장현수 등의 적극적인 세트피스 가담이 필요하다. 그동안 대표팀이 비공개로 준비해 온 세트피스는 스웨덴전(9차례 시도·성공률 0%)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기성용이 공격적인 역할을 할 경우 그의 중원 파트너로는 압박 능력이 뛰어난 정우영(빗셀 고베)이 선발로 투입될 수 있다.

○ “고개 숙이지 마라”

 본선 첫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패하면서 대표팀은 침체됐다. 월드컵과 유럽 무대 경험이 있는 주장 기성용과 손흥민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둘은 스웨덴전에서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준 김민우(상주)를 위로했다. 기성용은 페널티킥 판정 후 고개를 숙인 김민우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손흥민은 경기 후 김민우를 안아줬다. 손흥민은 “(김민우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들라고 했다. 그는 좋은 모습을 보이려다 실수를 한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A매치 103경기를 뛴 기성용은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달성한 2010 남아공 월드컵과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모두 경험했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대표팀이 좋았던 때와 안 좋았던 때를 모두 경험한 것이 기성용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아직 2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절대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그는 동료들의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했다. 기성용은 “우리 팀 선수 중에는 멕시코, 독일 같은 강한 상대를 만나본 경험이 없는 선수도 있다”면서 “1차전 패배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선수들을 다독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