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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락부락? 나긋나긋!

Posted April. 21, 200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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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이대호(25사진)의 별명은 빅보이다. 그가 자이언츠(거인) 선수라는 건 숙명인 것 같다.

1719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에서 그는 종종 외국인 선수 호세와 함께 타격 훈련을 했다. 한 덩치 하는 호세(183cm, 100kg)도 193cm, 120kg의 이대호 옆에선 왜소해 보인다.

한국프로야구의 최고 덩치 이대호의 주가는 요즘 최고치다.

19일 현재 타율(0.425) 최다안타(17개) 득점(12점) 장타율(0.750) 출루율(0.566) 등 5개 공격 부문에서 1위다. 홈런은 3개로 2위. 작년 트리플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1위)을 차지한 게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학교 다닐때 덩치 덕에 싸움 한번 안해보고 짱 먹었죠

그는 학교 다닐 때 싸움을 한 적은 거의 없어요. 항상 머리 하나는 더 컸거든요. 싸움 한 번 안 해 보고 짱을 먹었죠라며 웃는다.

선한 얼굴에 티 없이 맑은 표정. 그러나 그 뒤엔 짙은 그늘이 숨어 있다.

이대호는 제가 잘 삐치는 편이에요. 어린 시절 너무 불우하게 자라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 같아요라고 한다.

이대호는 세 살 때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어머니는 재가를 했다. 혼자 된 그를 거둔 것은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에서 된장 장사를 하면서 힘들게 이대호를 키웠다. 그가 경남고 2학년 때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났다. 그는 너무 집안이 어려워서 딴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어요. 야구만 하기에도 벅찼거든요라고 했다.

할머니의 바람대로 그는 프로에 직행했다. 2001년 처음 롯데에 입단했을 때의 포지션은 투수. 그런데 캠프 도중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타자로 전향했다.

재능은 있었지만 100kg이 훨씬 넘는 체중이 발목을 잡았다. 2002년 중반 지휘봉을 잡은 백인천 감독은 야구 선수의 몸이 아니다라며 제대로 기회를 주지 않았다.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4번 타자로 자리 잡은 2004년 이후다. 그해 20개, 2005년엔 21개의 홈런을 쳤고, 작년엔 26개로 홈런왕에 올랐다.

일단 김태균 벽 넘어야 이승엽은 영원한 목표

그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커다란 몸에 비해 유연성이 정말 대단하다. 몸쪽으로 꽉 박힌 공도 쉽게 몸을 돌려 가볍게 쳐내는 능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신적으로 그를 이끌어 준 것은 동갑내기 동기생 거포 김태균(한화)과 이승엽(31요미우리)이다. 그에겐 김태균이 반드시 넘고 싶은 벽이었다. 이대호는 작년 한 해 내가 잘하긴 했지만 여전히 태균이는 나보다 뛰어나요. 항상 태균이를 넘기 위해 노력했어요라고 한다.

이승엽에 대해서는 한국 타자라면 누구나 승엽이 형이 목표이지 않겠어요. 실력뿐 아니라 사생활과 인간성 등 모든 걸 배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어릴 적 외로움을 많이 탔다는데 지금은 어떠냐고 묻자 이제 그럴 나이는 지났잖아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는 형(이차호 씨28)도 있고, 유치원 선생님인 여자 친구(신혜정 씨)도 있고 동료 선수들도 있고, 팬들도 있으니까요라며 어린아이 같은 웃음을 지었다. 대구=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