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여수국제음악제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진

여수국제음악제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진

Posted August. 21, 2018 09:33,   

Updated August. 21, 2018 09:33

日本語

 “똑같은 음악이라도 연주자의 개성이 강하고 표현 방법이 뚜렷하면 상대방은 그걸 얼른 이해하고 대답을 줄 수 있어요. 서로의 감정이나 생각을 전달하면서 음악을 만들어 나가죠.”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진(32)은 클래식 협연의 매력을 ‘사람 사이의 대화’에 비유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독일과 스위스 등 유럽을 무대로 활동해 온 그는 2016년부터 고향인 전남 여수시에서 예술감독을 맡아 3년째 여수국제음악제를 이끌고 있다. 23일 개막하는 올해 축제에는 대중적 명성보다는 음악 색깔을 기준으로 연주자들을 선정했다고 한다.

 “초청된 연주자 대부분이 저와 협연한 경험이 있는 동료입니다. 졸업 후에는 서로의 음악을 잘 이해하는 친구들과 연주할 기회가 없어 아쉽던 참이었어요. 여수에 있는 ‘예울마루’란 좋은 공연장에서 공연이 많이 없는 것도 안타까웠고요.”

 16세에 미국 줄리아드음악원에 입학해 학사와 석사과정을, 라이스 음대에서 박사과정을 각각 마치고 독일 하노버 음대 겸임교수로 임명돼 후학을 양성 중인 그는 3년 전 여수국제음악제 개최를 제안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작년에는 전 공연 티켓이 매진됐다. 

 “정말 놀랐어요. 많은 분이 실내악의 재미를 느끼신 것 같아요. 작은 공간에서 꽉 찬 소리를 들었을 때 느껴지는 전율 같은 거 말이에요. 그래서 올해는 공연 횟수를 하루 4회로 늘렸습니다.”

 지난달 평창국제음악제를 이끈 동갑내기 손열음 예술감독과는 독일 하노버의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이다. 수년 전 손 감독이 기획한 ‘하노버에서 온 친구들’ 연주에도 함께했다.

 “열음 씨와는 친구 사이예요. 작년에 바이올리니스트 한 분이 아프셔서 공연 이틀 전 연주자를 새로 찾아야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열음 씨가 섭외에 도움을 줬답니다.”

 그는 여수국제음악제가 끝나면 동양인 최초로 선발된 뮌헨 방송 오케스트라 부악장직을 수행하기 위해 독일로 떠난다. 올해 11월에는 서울에서 독주회를 열 예정이다. 연주자에서 교육자, 예술감독으로 변모해 온 그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음악을 한다는 점에서 직함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것뿐이죠. 앞으로도 보폭을 계속 키워 나가고 싶습니다.”


조윤경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