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하고 남고생을 다치게 한 20대 용의자가 범행 이틀 전부터 흉기를 들고 거리를 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범행 동기와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6일 살인 용의자 장모 씨(24)가 범행에 사용한 길이 약 40cm 조리용 칼을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공원 주차장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장 씨는 전날 0시 11분경 월계동 거리에서 여고생(17)을 살해하고, 이를 말리던 남고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다가 자택 인근에서 검거됐다. 체포 당시에 범행에 사용한 흉기 외에 또 다른 흉기 1개를 소지하고 있었고, 경찰은 장 씨의 도주 동선을 추적해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찾았다.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범행 이틀 전부터 집에서 흉기를 챙겨 들고 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차량과 도보로 이틀 동안 광주 도심 일대를 돌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장 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방법을 4, 5가지 정도 고민했다”고 했다. 경찰은 장 씨가 이틀간 거리를 배회한 점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장 씨의 정신 이상 여부와 관련해 경찰은 “수시간 조사 과정에서 비교적 차분하게 자신의 입장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장 씨는 앞서 경찰에 “사는 게 재미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며 “피해 여학생을 우연히 여러 번 마주치자 충동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장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7일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또 조만간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장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광주경찰청은 “범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신상 공개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형주 peneye09@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