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의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대면 협상을 하기로 했다. 이 ‘세기의 담판’을 이틀 앞둔 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날 선 신경전을 벌이며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막판 공세에 나섰다.
특히 양측은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앞서 7일 이뤄진 ‘2주 휴전’ 합의 후에도 레바논을 공격 중인 이스라엘 등을 놓고 현격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협상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각국) 유조선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있다”며 “사실이 아니어야 하고, 만약 그렇다면 지금 당장 중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중동산) 원유가 지나가도록 허용하는 데 있어 매우 형편없는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한 합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란이 휴전 합의 당시 호르무즈 해협의 한시적 개방에 동의했으면서도 여전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봉쇄 이유로 삼고 있다.
반면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및 통제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키겠다. (이란의)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 해협의 통제권을 계속 유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우리를 공격한 침략자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일 미국과의 대면 협상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활용해 협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파키스탄에서 이란 측 협상 대표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규탄하며 “미국이 계속 약속을 위반하면 저항을 강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이란 국민과 군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권리를 지킬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갈라바프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 등이 9일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타스님통신 등은 “허위 보도”라고 부인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중단돼야 미국과의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메시지인 동시에 이란이 미국에 매달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