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죄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12·3 비상계엄을 폭력적 수단으로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한 내란으로 규정하고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한 데 이어 형사 법정에서도 내란죄로 무기징역이 선고돼 계엄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443일 만에 큰 틀에서 일단락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야당의 극단적 국정 방해를 막으려는 정당한 통치권 행사였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완전히 배척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 의결 등 국회 활동을 마비시키기 위해 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려 했다면서 국헌 문란의 목적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국회 장악과 중앙선관위 점거를 위해 무장 군인들을 출동시킨 것 자체가 폭동에 해당 돼 12·3 계엄은 명백히 내란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계엄과 내란 사건 본류를 다룬 이번 재판에서 계엄을 내란으로 판단한 것은 지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판결에 이어 사법부가 계엄에 대한 일관된 법리를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
재판부가 중형 선고 사유로 군경이 내란에 동원되면서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고, 다수 공무원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 대목도 눈길이 간다. 군통수권자이자 행정부 수반의 잘못된 결정으로 많은 군인과 공무원들이 국민적 불신을 받게 됐고, 상관 지시의 적법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한 전 총리 사건 재판부가 ‘위로부터의 내란’은 군부 쿠데타보다 비교할 수 없이 위험하다고 경고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30년 전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또 다시 무기징역에 처한 대통령이 나온 건 국가적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역사를 반세기 전으로 회귀시키는 중죄를 저질러놓고 궤변과 억지, 남 탓, 졸렬한 법 기술로 책임을 회피해왔다. 최후진술에서마저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 쿠데타를 하느냐”는 등의 황당한 주장을 늘어놨다.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도 없어 감경 사유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 1심 판결은 이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부의 준엄한 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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