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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왔네,‘오천피’시대

Posted January. 23, 2026 09:43   

Updated January. 23, 2026 09:43


코스피가 22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0을 돌파했다. 한국 주식시장이 12개 종목으로 거래를 시작한 지 70년 만이다. 반도체 등 우량 대기업의 실적 성장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 5,000 돌파로 해외 시장에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인식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87% 오른 4,952.53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중 상승폭을 키운 코스피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5,019.54까지 오르기도 했다. 1956년 3월 대한증권거래소 출범으로 국내에서 주식 거래가 시작된 지 70년 만에 달성한 성과다. 차익 실현에 나선 외국인이 2972억 원, 기관이 1028억 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종가 기준으로는 5,000에 못 미쳤다.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 관세 부과 정책 발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월 9일 2,293.7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올 들어 12거래일 연속 오르며 9개월 만에 2배 이상인 5,000을 넘어섰다.

코스피 5,000을 이끈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반도체, 자동차, 방산, 조선 등 우량 대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장중 시가총액 1000조 원을 넘어서며 중국 텐센트를 제치고 아시아 기업 3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올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48조 원(모건스탠리)에 이른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증명한 현대차는 올 들어서만 주가가 78.4% 올랐다.

주요 외신은 코스피 5,000 돌파의 배경으로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반도체 호황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꼽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시아 시장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한국 시장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코스피 5,000 돌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을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의 상승세가 한국의 경제 성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22일 지난해 한국의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경기가 침체됐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수퍼 사이클’에 기대 코스피가 오르고, 경제 성장률도 1%대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호황기가 지나면 주가와 성장률 모두 크게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